좁은 문, 간절함에 대하여

by 에밀리


자정이 가까운 시각, 서초동의 한 음악 연습실 7번 방 출입문이 열렸다. 학교 이름이 큼지막이 수놓은 롱패딩을 입은 남학생 셋이 나오는 것을 목격하였다.


연습실은 친구를 만나기 위한 공간도, 시간을 때우기 위한 장소도 아니다. 친구 연습실에 놀다가 부모님 귀가차량 시간에 맞춰 흩어지는 모습은, 간절함에 닿아 있지 않았다. 나는 열흘 넘게 그 현장을 지켜보고는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었다.


학생들에게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말하였다. "너희들 연습실은 어디니?" 하릴없이 친구의 연습방에서 방해하고, 시간을 허비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간섭보다는, 부탁에 가까운 말이었다. '음악은 순간 예술'이라, 집중과 흐름이 매우 중요하다. 집중할 수 있는 최상의 공간을 찾아서 왔는데 흐트러지면 어쩌랴! 공용공간 화장실, 음수대, 복도를 오가며 희희낙락하는 모습은 다른 이용자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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