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평강공주 신드롬이라구?

by 아까마이


평강공주 신드롬 (콤플렉스)

“자신은 누구보다 우월하며 사람들을 구원할 힘이 있다고 믿는 것”- 심리학 사전

“ 평강공주가 어린 시절 너무 울어서 왕인 아버지가 자꾸 울면 바보 온달에게 시집 보낸다는 말을 계속 하였고, 자라면서 이를 사실처럼 믿어버린 평강공주가 왕실을 나가서 바보 온달을 찾아 결혼하고 뒷바라지를 통해 왕자를 만들어 낸다는 이야기에서 비롯 됨. 자신을 평강공주로 착각하며 바보 온달 같은 남자를 찾아 왕자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 혹은 그렇게 살고 있는 여성들을 일컫는 말.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여성은 평강 공주 (공주 신분으로 왕자를 만들 능력이 됨)가 아니며 바보 온달 (실제 능력이 출중하나 가려져 있던 남자)은 세상에 드물고 자신이 찾을 확률도 낮음에서 생기는 여성이 빠지는 딜레마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들의 총집합”- 작가 해설


깨달음은 어느 한 순간에 온다. 늘 그렇듯 생각지도 않은 순간에 갑자기.


뉴욕에서 봉사단체 사람들과 일하며 같이 저녁을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겼다. 봉사단체장을 포함해 각종 다양한 직업의 남녀노소가 한자리에 어울리는 것이 미국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리라. 술이 들어가고 여성의 커리어와 결혼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가며 모여 있는 나이 드신 혈액 체취 전문인 여성, 젊은 여성의사, 그리고 내가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흘렀는지는 시간이 많이 지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략적인 주제는 능력 있는 여성과 그렇지 못한 남성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였던 듯 하다. 그러던 중 젊은 여의사가 탄식하듯 말했다.

왜 많은 여성들이 “평강공주 신드롬에 빠지는 가?”


순간 나는 뭔가 머리에 얻어 맞은 듯이 멍해지면 내가 그려오던 멋진 남들과 다른 삶이 이미 신드롬이라는 이름까지 붙여 존재하는 일종의 비정상적 증후군? 임을, 얼굴이 화끈거리고 속이 다 들킨 듯한 순간을 맞이하며 깨달았다.

엄마가 날개 달고 나르는 그림을 아래에서 아빠와 박수 치며 응원하는 아들의 그림에 뭔가 서글프던 기분이, 내 스스로 조앤이라는 잔다르크 여전사의 이름에서 따온 영어 이름을 지으며 전장으로 나가리라 다짐하던 비장한 순간들이 모두 일종의 신드롬에 빠진 탓이었던 것인가?

인류 역사 몇 억년 아니 짧게 한국 역사 반만년의 기간동안 다양한 삶과 인간 군상 속에 내가 추구하던 ‘남들과 다르고’ 또 ‘독특한’ 삶은 누군가가 이미 겪어오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미 분석하여 놓은 선택할 수 있는 삶 중의 한가지 모습에 불과한 것이었단 말인가? 그것도 그닥 선택한 사람의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그렇게 깨닫고 주위를 돌아보니 나와 비슷한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 보다 더 일찍 깨달은 현명한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삶에 정답은 없고, 각자 자신이 원하고 만족하는 방향의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신드롬에 빠진 나는 진정 내 삶에 만족하고 살고 있는 가?

그로부터 20년 후의 내 삶을 보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내 안의 평강공주를 걷어 차 버리기로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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