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나는, 한국어교육학계에서 이름만 들으면 아는 유명한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있었다. 그때 나는 이 업계에 발을 막 내딪은 학생이었고 <한국어교원양성과정> 수업을 듣는 중이었다. 한국어교원 3급 자격 취득을 위해 120시간의 의무 수업을 듣는 중인 학생들에게 저렇게나 솔직하게 본 자격증의 무용함을 고백하다니, '어우 너무 솔직하신 거 아닌가' 생각했다. 한국어교사가 되려는 분들 중에는 선교 목적, 봉사 목적인 경우도 많다. 당시 수강자 중에는 선교와 봉사 목적인 분들이 많았다. 직업 목적으로 공부하는 몇몇의 학생들은(나를 포함하여) 속으로 '아차' 싶었을 거다.
당시 교수님이 단언한 데에는, 어렵게 3급 자격을 취득해도 결국 다시 2급 자격 취득을 위해 석사과정에 진학하게 되는 것, 자격을 취득한다고 해서 취업이 보장되지는 않는 것, 그리고 한국어교원의 99%가 비정규직인 것, 그 비정규직 교원들의 급여가 매우 낮은 것,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이유들이 있었다. 지금도 전국에 수많은 한국어교원이 배출되고 있는데 전문가가 이렇게 단언하다니,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도 나는 돌아서지 못했다. 나도 몰랐는데 나는 꽤 아집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 후 나는 시험을 통해 3급 자격을 취득했고, 석사 졸업과 동시에 2급이 취득됐고, 어학당에서 5년 간 수업 경력을 쌓은 후 1종을 최종 취득했다. 국립국어원에서 자격을 주고 산업관리공단에서 시험을 시행하는 한국어교원자격증. 실습도 해야 하고 면접도 봐야하고 필기도 봐야하고 교원양성과정 실습도 해야하고, 복잡하지만 어쨌든 여러가지 방법으로 취득 가능한 자격증. 가끔 SNS에서 광고도 본다. 그들은 '평생 직업' '제2의 직업' '전망이 밝은' '은퇴 후 노년을 위한' 등의 카피와 함께 '한국어교원자격2급에 도전하세요'라고 희망차게 (학점은행제를 통한) 자격 취득을 부추긴다.
관련 카페에 들어가 보면, 올라오는 채용공고는 99%가 초단기 비정규적이다. 3개월, 6개월, 8개월 등으로 고용기간이 매우 짧고 급여는 게시하지 않는 곳도 많고, 공공기관이 많아서인지 모르겠지만 과도한 인적사항과 서류 구비를(주민등록등본 등) 원하는 곳도 많다. 그래도 다들 도전하고 싶어하면서도 쓸쓸히 한탄한다. "이게 정말 맞는 길일까요?" 그럼 댓글들이 달린다. "아직 준비하신 지 얼마 안 됐다면 다른 길을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9년 후인 지금도, 시장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한국어 교사의 무임금 노동에 대한, 대학 측과의 단체 교섭에 대한, 어학당의 파행 운영에 대한, 속이 쓰린 기사들이 주기적으로 포털에 등장한다.
물론 이유는, 나아지지 않는 한국어 교사의 처우. 그리고 거기에 더해 피고용인을 대하는 고용주의 부당하고 무성의한 태도다. 내가 일하는 학교는 아니었지만 나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해서 내 일이 아닌 것은 아닌데. 교실에서는 하하호호 즐겁지만 내 직업의 이런 어두운 면을 볼 때 나는 한숨이 나온다.
문제가 있는 것들은 바뀌어야하는데, 어떤 일들은 어디서 부터 뭐가 문제인지 찾아내기가 힘들기도 하다. 선명하고 단순한 해결 방법이란 건 상상도 안 된다. 한국어교원의 경우가 그렇다.
한국어의 인기가 치솟는 것과 한국어 교사의 입지가 단단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처음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