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돌보는 마음 : 김유담 소설집
"무슨 소리야?"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대추를 기분 좋게, 맛있게 드시고, 그리고...... 빨리 죽었으면 좋겠어.
올가을이 지나기 전에 꼭."
<대추> 23쪽 중
분례가 대수의 컵에 물을 따라 주며 말했다.
오늘 당신은 그곳에 가게 될 거라고. 그곳이 당신이 마지막 장소가 될 거라고. 그리고 아마 우리 모두 나중에는 그곳에 가게 될 거라는 말을 아무도 대수에게 하지 못하고 있었다.
<입원> 224쪽 중
그러는 와중에도 저녁 메뉴는 뭘 해야 하지 하는 고민이 일남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중략)
나도 늙었나. 평소라면 거뜬했던 일들이 이제 힘에 부쳤다. 먹이고 치우고 먹이고 치우고. 그건 일남이 한평생 해 온 일이었다. 50년 가까이하면서 몸에 익은 일이라 생각했는데,
<특별재난지역> 242쪽 중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보다는 내 새끼, 그리고 내 새끼의 새끼가 더 중하다는 생각을 하며 일남은 모종의 죄책감에 시달렸다.
<특별재난지역> 244쪽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