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읽기 29
하이데거는 인간은 외부의 그 누구(신)로부터의 도움도 거부하고, 자신의 삶 전체를 자기 의지 속에 던져 창조와 진리에로 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거대한 의지 속에서 그는 모든 도움을 거부한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의 현존재 전체를 하나의 의지 속에 던졌다면, 그는 결심한, 해결된 사람이다.” (1)
그러나 니체에 따르면, 창조와 진리를 향한 인간이 신의 도움을 고려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왜냐하면 이 세계가, 이 세상이 신과 무관한 장소이고 신이 어울리는 장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는 나, 즉 인간의 창조물이다. 인간의 능력, 그것이 이성이든, 형상이든 이해이든 간에, 인간의 능력밖에 있는 것, 이해할 수 없는 것, 몰이성적인 것이 깃들어야 할 까닭이 없다.” (2)
실증적이거나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세계와 세상에 관련하여 신을 잉여적인 존재로 처리해 버린 것이다. 신을 부정하는 것도 긍정하는 것도 불필요하다. 모든 관심은 인간으로 수렴된다.
“만약에 신들이 이미 존재했다면 이제 또 창조할 무엇이 남아 있겠는가? …… 새삼스럽게 이제 신들이 내게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 (3)
“내가 인간인데 그리고 이 세상이, 이 세계가 인간적인데, 신들이 인간인 나하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라고 짜라투스트라는 부르짖는다.
그러나 ‘나’의 지성과 의지를 절대적으로 초월한 어떤 사태가 어느 시공간에서 형성 과정 중에 있다가 우연처럼 나의 삶에 스며든다. 지금도 이런 우연이 어디선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인간은 삶을 살아간다. 인간의 진리의지와 창조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세상이란 그렇게 인간적인 의지와 무엇인가가 엮이면서 전개된다. 그냥 그런 것이다. 이렇게 의지와 엮이는 무엇인가는__조심스럽게 호칭해 본다__’ 신(神)들’은 혹은 신적 (神的)인 것들은__ 나하고 분명 상관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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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이데거, <형이상학 입문> 중에서
(2)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p. 102
(3)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pp. 102 – 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