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글을 쓰고 난 후의 이야기
남편과 나의 첫 만남 이야기를 적었다.
그는 나와 첫 만남때부터 연애를 시작하는 그 순간들의 버스표, 편지, 인상깊었던 장면 등을 사진으로 다 모아놨었다. 글을 쓰기 위해 남아있는 것들을 하나씩 꺼내보는데 괜스레 ... 설렜다. 참 유별났다 싶기도 하지만 그게 그 때의 우리의 진심이었구나 싶어 최선을 다했다 싶었다.
이 사람이 그 사람일까? 라는 그 질문에 명확히 대답할 수 없어 많이 헤맸던 나의 시간들은 결국 스스로 확신을 내려야만 종결되는 문제였다. 내 감정에 끌려서도 아닌, 다른 누군가의 의견에 의해서도 아닌 내 안에서 결심을 내려야 한 걸음 내딛을 수 있었다. 그렇게까지 거의 1년이 걸렸다.
1년을 기다리게 했던 나도 나지만, 그 1년을 불확실 속에서 헌신으로 기다렸던 남편에게도 정말 고마웠다.
그럼 지금은 어떠할까.
1년의 기다림 끝에 연애를 시작한 우리는 3년을 만났고 결혼을 했다.
완벽한 소울메이트를 만난 것만 같았던 우리의 연애는 결혼을 하고 함께 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정말 치열하게 싸웠다. 세상에 이렇게 안 맞아도 안 맞을 수가 있을까 하면서. 그렇게 지금 결혼 9년차. 단연코 말하건데, 연애 때보다 신혼 초보다 지금이 훨씬 좋다. 연애 때만큼의 절절한 낭만과 로맨스는 아니지만, 신혼 거의 근 5-6년 간 서로의 밑바닥을 보며 치열하게 싸웠던 우리는 이제서야 서로를 더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 같다.
지니엄에 이제 곧 결혼한다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우리는 늘 이야기 한다.
"사랑해서 하는 게 결혼이 아니라, 더 사랑하고 싶어서 하는 게 결혼이에요."
글을 쓰기 전 저녁에 씻는 동안 머리속에서 이런 저런 문장들을 구상을 한다. 샤워를 하는 동안 우리의 첫만남을 떠올리며 한 껏 들뜬 마음으로 '그는 로맨티스트였다.' 라는 문장을 마음에 품고 나왔는데, 남편이 안마기로 드르륵 드르륵 어깨 결린 곳을 풀며 좋아하고 있었다. 마음에 품은 문장과 내가 본 상황이 너무 대비되서 막 웃었다. 영문도 모른 남편에게 나의 상황을 설명해 주자., 그도 웃었다.
"여보. 연애 때 우리는 정말 낭만적이었잖아. 그리고 결혼하고 나서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엄청 싸웠고. 거의.... 6년 가까이 꽤 치열하게 싸웠던 것 같아. 그 시간들을 겪고 나는 지금이 훨씬 좋거든. 여보는 어때?"
"나도 그래."
"왜 그럴까?"
"연애때는 내가 애쓰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지금은 정말 나를 다 보여줬거든. 나를 다 보여줬는데도 서로 사랑하는 지금이 너무 편안하고 행복해."
9년 차 부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 동안 우리는 서로를 더 사랑하게 될까.
아마 더 많이 싸우겠지. 그러나 싸움의 목표는 언제나처럼 동일할 것이다.
'서로 더 사랑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