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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살MJ Jul 19. 2023

우울에 빠져 잠이 오지 않는 밤

무엇이든 한다.

우울함과 관련된 내용이 많습니다. 감상 전 참고해주세요.


 우울함에 빠져 잠이 오지 않는 밤. 나는 어제도 6시간 동안 침대에서 뒤척였다. 매일 무기력하고, 때론 울고, 밥은 대충 챙겨 먹고, 운동은 하지 않으니 몸이 안 좋아진 걸까. 저녁 8시만 되면 피곤함이 급격하게 밀려온다. 샤워를 하고 9시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부정적인 생각이 밀려온다. 정말 피곤하고 잠이 오는데도, 이 부정적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차서 잠에 들 수가 없다. ‘내가 왜 그랬을까. 다 내 잘못이지. 난 나름대로 항상 열심히 살았는데. 남들처럼 몇 개월씩 실업 급여 받아가며 해외여행 가면서 쉰 적도 없는데. 스무 살 이후로 일을 쉰 적도 없는데 내 삶은 왜 이럴까.’ 이런 생각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어김없이 어젯밤도 또 울었다. 엉엉 소리 내서 울었다. 가슴이 답답해서 가슴을 쾅쾅 치면서 울었다. 도저히 내 삶은 나아질 것 같지 않다. 한참 울었더니 눈이 붓고 목이 마르다. 잠은 달아났다. 넷플릭스를 켜고 드라마를 검색해본다. 일상을 다룬 – 그것이 행복하고 희망찬 내용이든, 불행이나 복수를 다룬 이야기든 - 영화나 드라마는 보고 싶지 않다. 범죄물, 스릴러물 등 나와는 전혀 관계없을 것 같은 이야기들을 보면서 잠시 현재를 잊어본다. 그러다가 피곤함이 한계에 다다라서, 영상을 채 끄지도 못하고 잠들면 다음날 해가 중천에 뜰 때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어제는 마지막으로 시간을 확인했을 때가 새벽 3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불을 끄고 거의 6시간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우울함이 다시 이렇게 깊어진 것은 최근 이틀 정도 사이의 일이다. 그 이전에는 나름대로 의욕을 가지고 집도 청소하고,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리뷰도 썼다. 책을 읽으면 조금 기분이 나아진다. 여전히 우울하지만 100만큼 우울했던 마음이 97만큼 우울해지는 것만으로도 잠깐 위로가 된다. 그러기를 며칠, 다시 어젯밤과 같은 날이 돌아온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고이고 가슴이 답답해서 돌아버릴 것 같은 기분이다. 이러고 또 일주일쯤 지나면 아마 조금의 의욕이 생겨서 산책도 하고 책도 열심히 읽을 것 같다. 이 의욕이 생긴다는 것도 100의 우울이 80정도로 떨어지는 것뿐이지, 우울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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