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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일승 Jul 16. 2021

1999(3)

우리는 오피셜에 세 분의 우리 농구인이 참가하셨다. 김홍배 전임 감독 권기복 대동 국제심판(참가국이 의무적으로 같이 대동하는 심판) 그리고 한 분의 이름이 가물가물한다. 이 분은 군인선수권 규정 위원회 멤버시다 

드디어 첫 경기가 시작되었다. 상대는 라트비아 동구 유럽의 큰 체격에 농구를 제일 잘하는 나라였다. 우리는 이 경기가 이 대회의 성공 여부가  달렸다. 우리 조의 캐나다 벨기에는 연습장면을 보니 순수한 아마추어 선수들과 섞여 있고 그리 강해 보이지 않았다. 라트비아만 잡는다면.. 한번 사고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은 우리 영역 밖이었다. 전 세계 주둔하는 미군에서 선발했단다. 그리고 대학까지 선수생활을 한 선수들이 꽤 많았다. 

김병철 말이 필요 없는 기량 그리고 3점 슛 우리 팀 에이스였다

김희선 동급 최강의 피지컬을 가진 선수지만 이들에게 통할까? 국내에게 돌파하면 같은 포지션에선 최고였다. 

김태진 작은 신장이지만 여우같이 리딩과 찬스를 만들어주는 재간둥이

박재일 좋은 운동 능력으로 스피드가 뛰어난 우리 빅맨 상대 2미터급 선수들을 괴롭혀야 한다

김정인 슛이 좋은 힘 좋은 3번 한번 터지면 폭풍처럼 들어가는 선수

신 석  BQ가 뛰어나 야리야리한 체격에도 자신의 역할을 다 해주는 선수

정재훈 이 친구도 슛이 한번 불붙으면 말릴 수 없는 슛 쟁이

김광운 무리만 안 하면 개인기와 돌파가 포인트 가드로 손색이 없는 1번

지형근 개인기가 좋은 트위너 입대 후 형근이를 재발견한 케이스

이상영 부지런한 움직임의 찬스를 만들어 내는 3점 슈터 스피드 좋은 전형적인  슈터

윤재한  믿음직한 언더사이즈 빅 맨 슛이 있어 스트레치가 가능한 선수

안종호 재학 중 입대한 기량이 늘어가는 아직은 풋사과 하지만 에너지와 놀라운 점프의 소유자 


이곳은 크로아티아의 자그래브에 대표적 농구클럽 시보나팀의 체육관이다. 이체육관의 정식명칭은 이곳 출신으로 nba에 진출 요절한 전설적인 선수 페트로비치를 기리기 위해 패트로비치 체육관이다.  





이렇게 우리 선수들은 신장이 작지만 재간과 농구 이해도가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었다

우리의 경기 플랜은 대충이랬다 

먼저 절대 덤비지 말라!  세프 오펜스 속공 이 두 가지 공격 형태에서 70% 이상 찬스라고 생각 않는다면 딜레이 플레이였다

딜레이 플레이는  먼저 코트 발란스가 중요했다. 코트를 넓게 이용하고 마지막 마무리는 아이솔레이션(ISOLATION)이었다

중요한 포인트는 이 아이솔레이션 요령이다. 우리는 이 연습을 정말 많이 연습했다.

켄터키대학의 칼리파리 감독이 이 공격을 좋아해서 전술 자랑을 했지만 우리는 이것을 훨씬전에 해냈다.ㅎㅎ 


절대 서둘지 말고 수비자의 중심을 흔드는 모션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키가 큰 선수들은 중심이 높고 푸드 워크가 느려 일단 중심을 잃게 만들면 돌파가 쉬웠다. 이런 요령은 서둘지만 않으면 큰 기술이 없어도 할 수 있다. 키가 큰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공격자가 작으면 쉽게 제압하려는 급한 마음이 생긴다. 이때 돌파를 하고 약속된 나머지 네 명의 움직임 있으면 잘 조직이 안된 팀의 수비는 열리게 돼있다 거기다 슛이 터져주면 금상첨화다.

경기의 큰 그림을 그려 보면

처음 상대는 맹렬히 공격에 치중 스코어를 파리 벌리려고 하고

우리의 계획대로 최대한 딜레이 하면 급한 마음에 상대는 턴 오버가 조금씩 나오고

이때부터 우리는 변칙적인 프레스나 트랜지션 디펜스로 상대를 더욱 급하게 공격을 유도하고 

수비 리바운드만 어느 정도 잡아내면 마지막 마무리만 매끄럽게 하면 된다 

이렇게 상대가 전력이 월등히 좋을 때는 같이 부딪히면 백전백패다. 나름 경기 흐름을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운만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으며 비장의 카드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트랜지션 수비 후 하프 코트에서는 3-2 지역방어를 준비했는데 앞선의 김태진 김병철 김희선 신석  김정인 등 BQ 높은 선수들이 많은 인터셉트를 만들어 냈다. 


이 수비는 처음부터 서면 절대 안 된다. 상대가 흔들릴 때 서야 효과가 있다.

이런 흐름을 타면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 상대팀 선수들이 서로 네 탓을 하며 싸우는 것이다. 팀워크가 깨진다

우리는 이것을 만들어 내야 했다. 심리적으로 점수차가 벌어지지 않는 다급함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 해결하겠다고 팀 플레이가 안 되는 상대를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이래서 절대 침착! 그리고 24초 공격 시간이 넘기더라도 상대의 속공을 주지 않는 것이 필요했다. 

우리의 경기 플랜은 정말 잘 선수들이 소화해 주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혹시나 하는 우리 선수들의 눈빛이 자신감으로 가득 차게 보이고 선수들끼리 아주 소통을 하면서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점점 라트비아 선수들은 신경질적으로 변해가고 첫 경기 우리는 대어를 잡았다. 

와 우!  정말 우리 선수들이 다시 보였다.

김병철은 신들린 3점이 추격에 불을 댕겼고 김정인 김희선 신석은 필요할 때마다 인터셉트를 하여 공격권을 가져왔다

상대가 점점 위기로 몰리자 영리하게 박재일 이상영 은 백도어 플레이로 상대의 사기를 꺾어 놓았다

김태진 김광운은 정말 침착하게 리딩을 잘해주었고 간혹 터지는 정재훈은 김병철의 어깨를 가볍게 해 주었다. 

윤재한의 개인파울이 많아지면 들어간 안종호는 엄청난 블록을 해주었다.

나 역시 미천한 경험에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러운 플레이에 감탄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준비를 했다. 상황마다 해야 할 플레이를 그런 것들을 이 선수들이 잊지 않고 해 주었다. 

농구에 기대를 안 하던 부대 관계자들과 다른 종목 관계자들은 한 번쯤의 이변이라 생각하고 축하를 해주었지만 그래도 기대는 하지 않는 눈치였다

하지만 그때부터 우리 선수촌 같은 층의 주도권은 대한민국이 쥐기 시작했다

캐나다 벨기에 선수들은 김치 냄새를 야유했던 것을 기억 못 하는지 컵 라면이 맛있다고 얻으러 오기 시작했다. 

자식들..

진작에 숙였어 야지

우린  캐나다 벨기에를 가볍게 요리하고 6강 정도의 기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분위기가 점점 반전이 된다.

금이냐 은이냐 기대를 모았던 핸드볼과 배구는 연이은 패배로 이제는 메달 가능성은 없어졌다.

아 이런 배구 핸드볼 선수들의 사기는 바닥을 치고 부대의 메달 목표는 비상이 걸렸다

매일 비상대책 회의가 열렸지만 나는 훈련해야 한다고 빠지고 선수들과 자그래브의 안 가본 시내 관광에 몰두했다. 


이런 와중에 소동이 하나 일어났다 

감독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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