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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정 Nov 05. 2023

3. 보통의 존재는 특별한 존재었다.

언니네 이발관의 가장 보통의 존재

올해 7월 어느 내 생일날에 받은 선물 중 가장 인상이 깊은 선물이 있었다. 그것은 언니네 이발관의 가장 보통의 존재 CD앨범이다.

때마침 내 생일날 친한 지인 분이 나에게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 지 물어보셨다. 사실 생일선물은 마음으로 받고 싶은 사람이지만, 그래도 서로 선물을 주고받는 사이인지라 생일 선물을 유심히 고민을 하였던 나이다.

그러다 난 책이나 CD앨범 선물을 받는 것이 나에게 있어 소중하고 의미 있는 선물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중 갑자기 ‘언니네 이발관’이 나에게 떠올랐다. 언니네 이발관 앨범 아트가 떠오르고 그 노래들이 떠올랐는데, 그중 가장 보통의 존재 앨범이 생각이 났다. 나는 그분께 언니네이발관의 보통의 존재 앨범을 나의 생일 선물로 갖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였고, 그분은 나의 이야기에 흔쾌히 수락을 하셨다.





며칠 뒤 난 ‘가장 보통의 존재’ CD앨범이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CD의 디자인은 요즘 세대의 다양하고 독특하고 앨범의 두께가 두껍거나 얇은 각기 다양한 CD앨범이 대거 등장한다면, 이 앨범은 2000년대 중반의 향수를 불려 일으킨다. 나는 cd앨범의 디자인보다는 안의 cd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지를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매우 심플하지만  많은 의미들이 담겨 있는 앨범이고 음반이다.  이것이 특별한 존재라고 하는 건가.

이 앨범도 나한테는 소중한 선물이지만 더 소중했다고 생각한 것은 이 앨범의 ‘특별함’이다.




1. 갑자기 접하게 된 언니네 이발관





   내가 20대 초에 처음 접한 뮤지션 밴드라고 하면 ‘언니네 이발관’이라고 소개를 하고 싶다. 사실 난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봐도 노래를 많이 몰랐던 사람이었다.  어느 날 노래방에서 어느 친구가 ’가장 보통의 존재‘노래를 불렀고 친구 덕분에 언니네 이발관의 서사를 알게 된 거다. 그 노래의 가사가 나에게는 한 편지 속 내용같이 느껴졌고, 그 노래를 부른 친구도 나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를 남긴 느낌이었다. 그 친구 덕분에 나는 그들과 그들의 노래를 더 알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다.



    ‘언니네 이발관’  이 이름은 나에게 있어  너무나 특이하다고 항상 느꼈다. '이발관'은 맞는데, 왜 앞에 '언니네'라는 말을 붙었을까?, 심지어 밴드 구성원들은 전체 남성으로 구성된다. 이름의 유래도 독특하다. 결성 당시 이석원이 일본 에로 영화 제목에서 그 이름을 가져왔다고 한다. 자세한 이유는 없다고 한다. 단순히 영화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너무나 의외의 이유이다. 그리고 영화 제목을 일본 에로 영화에서 따온 거라니.. 그 영화를 볼 일은 없겠지만, 내가 이 이름을 우연히 접한다면, 내 입장에서도 끌렸을 거 같은 작명이다. 매우 특이한데 특별한 느낌이고 , 내 입에 점점 착착 달라붙는다. 만약 우리 동네 주변의 '언니네 이발관'이 있다면, 조용한 동네에서 매우 작은 건물에 위치하는 이발관이 있다고 가정한다. 이발사는 이석원이고, 까칠하지만 실력은 탁월한 이발사 일거 같은 느낌이다. 특이하지만 친숙한 느낌이다 보니 이발관에 단골손님들이 많을 거 같은 상상을 해 본다.


https://youtu.be/yciFlbAeSSU?si=qzo07xXfLPwgLyCU

언니네 이발관- 2002년의 시간들



보컬의 이석원의 음색은 나에게 있어 매우 담백하게 느낀다. 너무 감미롭지도 않으면서 가사 속 이야기들을 앞에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느낌이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너무 우왕좌왕하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이석원 앞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상황을 꾸미자면 나에게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일상이야기는 그가 평소에 불만들이나 고민들을 이야기할 거 같다. 근데 그 이야기를 듣는 나는 같이 공감을 하거나. 기분이 나쁘다기보다는 "그 이야기를 더 들려줘, 더 듣고 싶다!"라고 계속 반응하고 경청할 거 같다. 그가 어느 이야기든 난 너무 재밌을 거 같다.





2. 언니네 이발관의 현재?





    아쉽지만 언니네 이발관은 현재 활동을 하지 않는다. 2017년 마지막 앨범을 기점으로 그들은 약 23년 만에 해체를 선언하였다. 이는 인디 신에 많은 충격을 주었고, 시간이 지나 지금 23년 현재 나에게는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마치 친한 친구가 어디론가 멀리 이민을 가 영영 우리나라로 안 돌아오는 기분이다.

 좀 더 일찍 알았으면 내가 세상을 떠나기 전 언니네 이발관 공연을 보는 것이었는데, 이석원의 노래를 부르는 걸 평생 못 보는 것인가. 나도 그렇지만, 언니네 이발관의 광팬들은 아직도 그들의 음악을 그리워한다. 유튜브 온스테이지(10월 종료)의 언니네 이발관 무대 영상의 댓글의 대부분은 다시 돌아오라는 반응이다. 또한 "현재 2023년에 보신 분?"이라는 댓글이 달리면 그 대댓글에도 똑같은 반응이다. 그토록 언니네 이발관은 나와 우리에게 많은 인상을 안겨주었다.



https://youtu.be/MYYXLw8jRD0?si=F1PqfanHzYDXpOwo

온스테이지 영상) 언니네 이발관- 아름다운 것



2017년 보컬의 이석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이렇게 글을 썼는데,

“미안해요.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이 일을 그만 두길 바라왔어요.

하지만 어딘가에 내 음악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 마음을 털어놓긴 쉽지 않았어요. “


이 것이 언니네  이발관의 마지막 음악의 끝을 알리는 글이다. 이석원은 단순히 '하고 싶다의 음악'이 점점 '해야 한다의 음악'으로 변질되니 그동안의 음악의 삶은 그에게는 많은 고민을 들게 하는 것인가. 약 20년 동안 그의 음악활동이 이렇게 막을 내렸다.

나는 이 소식을 언니네 이발관 해체 뒤 1년 후 접하게 되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이 밴드를 이끌면서 인디 마니아층에게 많은 사람과 환호를 받았지만, 그와 동시에 우여곡절 일들이 너무나도 많았던 것일까. 이석원은 20대 중반에 우연히 언니네 이발관으로 음악생활을 하고 그 와중 멤버의 잦은 교체와 음악과 상관없는 일을 하다 다시 언니네 이발관으로  돌아오고, 해체를 한번 할 뻔했고 등등.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 상황들이 약 20여 년 동안 일어난 일이다. 아직 25년밖에 안 산 내가 봐도 머리가 복잡한 기분이다.


이석원의 성격을 정의를 하자면 매우 완벽주의 타입이라고 한다.  그런 성격 때문인지 항상 작업의 임했을 때 그의 모습은 마침 피와 살을 갈고닦은 느낌인데,

‘가장 보통의 존재’ 음반 메이킹 영상들을 자세히 보면 이석원의 태도는 불만을 가지고 언성을 높이는 태도이고 그 태도로 의견을 나누고 녹음을 한다. 또한 까칠한 상태로 아이디어를 내고 말을 쉬지 않고 그것이 녹음실이든 외부에도 계속된다. 하지만 난 그런 부분이 이석원의 작업 스타일이고 그의 음악을 대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 영상에서의 사람들의 댓글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다. 그중 똑같은 반응은 ”이석원은 인간미가 넘친다 “ 그런 반응들이 대다수이다. 완벽한 자세로 작업을 하고 음악을 만드는 것은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다른 관점에서 생각을 해 보았다.

지금 현재 내가 좋아하는 밴드뮤지션들이, 먼 훗날 갑자기 어느 한 뮤지션의 해체 발표를 선언하는데...(각자의 뮤지션을 생각해 보면)


음 그렇게 된다면 난 아직은 상상을 전혀 할 수 없는 심정이지만, 이 중에 시간이 흘려 잠시 공백기가 있을 예정인 밴드는 있을 거 같다. (ex. 멤버의 군대 복무)

 그때가 되면 난 분명 다른 뮤지션의 노래를 듣거나, 무대를 즐기겠지. 그리고 다시 돌아오면 또 반기겠지




하지만 만약에 갑작스럽게 해체를 한다면 무언가의 감정싸움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사정 때문에 해체하지 않을까.

사실 해체를 하기에는 아직까지 사이가 너무 좋고 돈독해 보이는 그룹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노래를 듣고 무대를 즐기면 기분이 더 좋다. 뭔가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입장이랄까. 난 그들보다 나이가 더 어리지만.

차라리 해체를 하고 싶다면, 20-30년이 지난 후 4,50대가 되었을 때 해체와 동시에 은퇴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 같지만, 그래도 끝까지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이다.





현재 이석원은 문화인으로서의 삶을 계속 살지만 기타인 이능룡은 음악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다. 이능룡은 이이언과 나이트오프 활동을 하는데 2030대의 인기 있는 인디 음악이라고 하면 ‘잠’이라는 노래는 그들이 만든 곡이다. 이 곡은 청춘들의 방황과 불안한 마음의 감정을 고스란히 표현하는 곡으로 나는 이 곡을 들었을 때 나의 복잡한 심경과 감정들을 그대로 뱉어내는 게 이 곡이라고 생각하면서 들었다.


https://youtu.be/x-k8gL_r__U?si=BDqa2cTyNesR775F

[MV] 나이트오프-잠







3. 보통의 존재의 의미



https://youtu.be/lFAB6EHrQzQ?si=UIOEkrPuwQ6FP-o_

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



가장 보통의 존재는 너무나 많은 아티스트들이 커버를 한 곡이라고 자부한다. 이 곡은 또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 책에도 수립되어 있다. 나는 언니네 이발관 이 여섯 글자를 떠오르면 이 노래가 먼저 떠오를 정도로 가장 애착이 강한 곡이다.


이 앨범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아래와 같다.

어느 날 이석원이 갑자기 자기 자신이  특별한 존재가 아닌 보통의 존재라고 느껴 몹시 두려워하였다. 섣불리 멤버들을 불려 앨범을 발매하자고 제한을 하고 총 몇 년에 긴 시간 동안 앨범 작업을 진행하였다. 특히나  소속사에서 빨리 발매를 원하지만 완벽주의의 이석원의 마음이 점점 몽두리채로 되어 완성시간은 매우 길고 기다란 시간이 걸린 끝에 2008년 8월 어느 날 가장 보통의 존재 앨범이 발매가 되고 그 후 그 앨범은 "특별한 존재"로 거듭난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위로같지 않지만 어쩌면 위로가 되는 메시지를 주어 청춘에게 자기 자신을 더 바라만 주는 노래가 되었다.


나도 나 자신이 어쩌면 평범한 인물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 평범한 인물은 평범한 옷을 입고 똑같은 일상생활을 하는 평범한 인물이 아닌 나 자신이 특별한 것을 여태 하다 포기하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나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내 과거의 내가 했었던 특별한 순간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환경 그리고 그런 나를 보며 좌절감을 많이 느끼는 나의 모습은 특별함이라곤 1도 없는 보통의 존재로 너무나도 느꼈다고 해야 되는지.







4. 끝으로




나는 언니네 이발관 노래를 너무 늦게 접하였고, 언니네 이발관의 노래들은 음원 사이트에서만 접할 수 있고, 더 이상 직접 라이브를 들을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언제 언니네 이발관의 노래를 직접 접할 수 있을까. 그것은 너무나도 까마득한 이야기이다.

언니네 이발관의 재결합은 아직 하늘의 별따기인가. 만약에 갑자기 서프라이즈 순간이 찾아온다면,  그 순간은 나에게 있어 큰 꿈만 같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꿈이 현실적으로 다가오길 원하고 있다. 나처럼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팬들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


언니네 이발관 덕분에 난 인생의 특별한 순간을 느끼게 만드는 것인가. 자신에게 가장 보통의 순간들이 와도 그 순간들은 나뿐만 아닌 모든 사람들이 특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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