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둠전
떡볶이와 맥주 마시러 나선 길
맥주 파는 떡볶이 집이 없어
막걸리와 모둠전으로 바뀐 길
시끌벅적한 실내
벽에 쓴 방명록도 시끌벅적하다
밖에는 다섯 걸음 걸으면
한번 맞을까 말까 한 비가 내리고
25년 차 부부의 테이블에는
빗방울보다도 적은 대화가 오고 간다
얼굴처럼 닮아 버린 입맛
녹두전이 하나씩 접시에 담기면
막걸리는 지난날을 빛깔 좋게 숙성시키고
세월의 모둠전 한 접시 부쳐낸다
행복한 날에도, 그렇지 못 한 날에도 마음 속 이야기를 담아 글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