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감자를 캐고 있으니 가져가라는 전화를 받고,
도착한 너른 밭에서 어머니의 호미가
오후 중 처음으로 휴식을 얻었다.
겨울에 보낸 갈비탕 박스에
감자를 담는 팔십 년 된 손,
황토로 덮인 손톱은 전장 중의 갑옷 같다.
더 담아 보내고 싶은 마음과
덜어내려는 이성의 줄다리기가
달궈진 밭 한가운데에서 펼쳐진다.
큐빅으로 덮인 이성이 강한 손톱은
눈치 없는 볕을 받아 반짝이고,
마음 한편에 골라내지 못한 잔돌이 걸리적거린다.
행복한 날에도, 그렇지 못 한 날에도 마음 속 이야기를 담아 글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