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으로 적어내려가는 사랑과 결혼에 대한 아무개의 이야기
직전의 히스토리>
오랜만에 솔로시장에 나왔다
그 어떤 헤어짐의 여지도 없이 한순간에 이별을 통보받은 3주도 되지 않아 3년의 연애를 정리했다.
헤어짐을 통보받은 사유는 상대방이 결혼을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이별의 귀책사유를 자기자신에게 돌렸던 상대방 덕분에 나는 자책이라는 우울감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었다
24에 "나는 슬슬 결혼할 만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라고 친구들에게 호기롭게 이야기했던 대학생은
27에 "이 사람과 미래가 안그려지면 올해 안에 정리해야겠어"라고 말하는 직장인 2년차가 되었고
얼마되지 않아 깔끔하게(?) 번개이별을 맞이했다
여튼 나는 그렇게
오랜만에 솔로의 기분을 만끽하며 여유롭게 지냈다.
새로운 시작>
그러던 이별한지 몇개월이 지났을 무렵,
직장 동료에게 소개팅 제안이 들어왔다.
그 당시에 나는 "소개팅으로 내 스타일이고 결혼조건이 맞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무래도 외롭기도 했고, 사실 진지한 마음은 전혀 아니었다. 그냥 새로운 만남이 필요했었던 것일까
소개팅 상대는 나와 비슷한 직업군이지만 외모가 정말 내 취향이고 소위 말하는 '사랑꾼' 스타일이라 들었다.
소개팅 2주 전, 친한 동생과 종로 어딘가를 걸으며
"나는 나와 같은 직업군의 남자는 안만날거야!" 라고 말했었다. (그 이유는 차차 풀어보도록 하자.)
하지만? 나는 가벼운 소개팅자리니까, 얼굴도 내 취향이고 사랑꾼? 심지어 집도 가깝잖아?
오케이 안할 이유도 없지. 크게 기대하지 않고 그냥 밑져야 본전이다 라는 생각으로 소개팅에 출마(?)했다.
그런데 아뿔사,
가벼운 마음으로 나간 그 소개팅 자리에서,
"몇살에 결혼하고 싶어요?"라는 질문을 받을줄은
그 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았음에도 그 사람과 연애하고 싶다는 설렘과 욕망으로 가득차버릴 줄은....
그리고 3개월 뒤 어느날,
미래를 함께 하자는 프로포즈를 받을 줄은...
소개팅을 시작할 무렵,
나는 개인 인간관계로 정기상담을 받고 있었는데
상담 마지막 회기,
"선생님 저 내일 소개팅 나가요! 외모도 제 스타일이고 직업은 000이래요! 기대돼요!" 라고 마무리했었다.
그리고 정확히 1년 뒤, 나는 다시 같은 상담센터 같은 선생님을 찾아 문을 두드렸다.
"선생님 저 이렇게 결혼해도 되는걸까요?
저 이 사람과 결혼을 하는게 맞는걸까요?"
앞으로 내가 써내려갈 글은
나의 연인에 대한 글이 아니다.
"결혼과 연애에 대한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번뇌이다."
내가 지금 하는 고민들도 결국 내가 해결해야 할 나의 문제일 뿐. 정답은 내가 만들어 가게 되겠지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도
상대방이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보고
오로지 '나'를 기준으로
연애와 결혼에 대해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