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고마워
너를 만나기 전,
몇 시간을
서툰 손으로 화장을 했어
두껍게 내려앉은 파운데이션은
얼굴을 무겁게 했고
거울 속 나는
못생겨 보였어
약속 시간이 다가올수록
심장은 쿵쾅거리고
초조했어
너를 만나고
차 안에서는
네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창밖만 바라봤고
함께 걸을 때도
고개를 깊이 숙였어
혹시 네가
내 얼굴을 오래 바라보다가
실망할까 봐
그게 너무 두려웠거든
그러다
내가 널 제대로 마주보지 않자
넌 이렇게 말했지
“넌 나를 안 좋아하는 것 같아.
그냥
휴식처로 생각하는 것 같아.”
그 말에
목이 꽉 막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어
그 이유가
얼굴 때문이라는 말은
차마 꺼낼 수 없었어
너를 향한 내 마음은
너무 컸는데
그 마음은
제대로 전해지지 못한 채
남아버린 것 같아
그래서 시간이 많이 흘러도
가슴 한켠이
자주,
아팠어
너는
내가 잠시 기대어 쉬던
휴식처가 아니야
네가 너무 반짝여서
내가 너에게
한없이 모자란 사람처럼
느껴졌을 뿐이야
그 당시
너는,
내 삶의 유일한 빛이었는데...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사랑을 건네준 너에게
너무 늦었지만
이제는
말하고 싶어
마음과 달리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오해하게 해서,
아프게 해서
미안해
잿빛이던 내 인생에
찾아와
아름다운 세상이 있다는 걸
알게 해주고,
모든 것이 낯설던
그 처음의 순간들을
설렘으로 채워준 너에게
정말,
고마워.
......안 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