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의 빛

깨끗이 씻어주는

by 내사랑예봄아

아침 햇살이

잠시 머물다 지나가는 집에 살고 있어


거실 깊은 구석까지 스며드는 빛,

빛 속에서 살기를

얼마나 오랫동안 꿈꿔왔는지 몰라


우리 집 식물들은

빛이 부족해 길게 늘어지고

힘없이 흔들렸으며,

기다리던 꽃도

끝내 피어나지 못했어


그런 어느날,

뙤약볕에 바짝 말린 수건에 코를 가까이 대자

갓 벤 풀처럼 싱그럽고 풋풋한 향기가 올라왔어

나는 그 향기를 깊게 들이켰지


그 내음은

마치 내 몸 구석구석까지

깨끗이 씻어주는

정화의 빛 같았어


그리고

조금 전까지 거실 창가를 채우던 햇살은

이미 사라졌지만,

그 생명력은

여전히 내 안에서

숨 쉬고 있었나 봐


시들었던 몸과 마음이

서서히 걷히고


어느새,

햇살같은 기운이

되살아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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