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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팥트랏슈 Jan 15. 2022

28살, 붕어빵 장사를 하게 되다

붕어빵 사세요!

어느덧 20대의 막바지가 되어 버린 나.


20대 초반의 나는 수능 끝나자마자 여러 알바를 전전한 베태랑(?) 알바꾼이였다. 현재는 소기업에 입사하여 평범한 직장인으로 지내고 있는 나는 투잡으로 붕어빵 장사를 하고 있다.


직장인으로 근무하다 저녁엔 붕어빵 사장님으로 변신하는 제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01. 말조심 입조심 입! 입! 입!


 왜 학생 때 친구들끼리 실없는 말을 자주 하지 않나요? 예를 들면,

"아~ 나중에 치킨집 딸내미나 하고 싶다~"

"갑자기 요정이 3억준다면 뭐 먼저 살래?"

이런 영양가 없는 말들이요.

그중에서 제 친구 뭉이는 이런 말을 했었죠.

"나 나중에 붕어빵 장사나 할까?"

이 말을 들었을때 저는 이렇게 답했답니다.

"그래 해~ 난 옆에서 도와줄께~"

이런 말을 고등학생 때 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세월이 흘러 뭉이와 저는 30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뭉이는 돌연 올겨울 붕어빵 장사를 해보겠다고 했고, 저는 말을 잘 못 놀린 죄로 붕어빵 장사를 하게 되었답니다.

정신 차려보니 저는 붕어빵 포장마차에서 한겨울에 땀을 뻘뻘 흘리며 붕어빵을 굽고 있었죠.

붕어빵 설치, 수익, 손님들과의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풀어가보려고 합니다.



02. 이 시국에... 장사가 되긴 될까? -장소 선택 1-

 가장 중요한 장소 선택! 어디서 파냐에 따라 수입이 천차만별이기에 장소 선택은 매우 중요하죠. 저는 제가 사는 곳 주변인 바람동에 선택을 했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제 20대 초반은 알바몬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알바를 했었습니다. 그중 2/3는 바람동에서 했었는데요, 일할때마다 느낀건.... 바람동엔 손님 퀄리티가 평균이상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평균 이상이란? 매출을 잘 높여주는 손님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일개 알바생은 많이 사가든, 적게 사가든 별 관심이 없거든요. 제가 여기서 말하는 퀄리티란 매너와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하는 손님의 분포도를 말하는 것이였습니다. 알바생으로 일하면서 행여 인터넷에 떠도는 진상 손님을 만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을 했었는데 웬걸? 한명도 만난적이 없었습니다. 다들 친절했고 컴플레인도 컴플레인 수준이 아닌 자그마한 요구사항 정도였습니다. 오히려 제가 관심과 애정을 담으면 담을수록 단골이 되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셨죠. 그런 이유로 바람동에서 장사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03. 이 시국에... 장사가 되긴 될까? -장소 선택 2-

 누군가는 장소 선택에서 저런 걸 첫번째 이유를 들다니! 하면서 코웃음 칠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변 상권을 봐야지~!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야~!"이런 소리들?(하하)

하지만 저와 뭉이는 장사도 장사지만 장사를 하면서 느끼는 재미와 힐링의 영역도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상권을 안 본건 아니였습니다. 자리 분석은 붕어빵 기계를 임대해 주시는 사장님이 같이 고민해 주십니다. 특히나 주의해야 할 점은 붕어빵을 신고할 가게가 있는가를 봐야합니다. 프랜차이저 빵집 같은 경우 신고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셨거든요. 뭐, 물론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튼 필수 사항을 크게 3가지로 본다면,


첫째: 주변에 최대한 신고 당하지 않을 장소

둘째: 유동인구가 어느 정도 확보된 장소

셋째: 도로의 넓이가 사람이 지나다니면서도 붕어빵 마차를 둘 수 있는 곳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세 가지가 큰 핵심인 것 같아요.

그리고 뭉이와 저는 11월 말부터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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