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떠나 도착한 곳은 봄날일까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는가?
듣자마자 뇌리에 꽂혀 한동안 머릿속에 머물러 간 이야기이다.
'오멜라스'라고 불리는 곳은 왕도, 노예도 없는 행복해 보이는 도시이다. 그러나, 그곳 한가운데는 한 아이를 감금해 놓은 지하실이 있다. 그저 삶을 연명할 만큼의 '식'을 주고 창고정도의 크기인 '주' 공간을 주며 '의' 조차 없는 벌거벗은 채로 여섯 살 즈음되어 보이는 아이를 가둬놓았다. 그리고 평범한 아이들을 데려가 그 아이를 보게끔 하고 그들이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지를 상기시킨다. 그리고 그 아이를 보러 젊은 사람, 나이 든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온다. 어떤 이들은 분노를 느끼기도, 자신이 아님에 안도를 하기도 한다. 그 아이에게 어떤 도움도,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오멜라스의 규율이며, 이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결국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떠나는 곳은 어디인지 모르지만 그 아이의 광경을 보고 오멜라스 입구를 떠난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대단한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이 이야기 소재가 bts의 노래 중 하나인 '봄날'이다. 이 노래에서도 '보고 싶다~'라는 가사가 반복해서 등장하는데,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이 '봄날'을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니..
그들은 봄날을 보고 싶어 떠났지만 도착한 곳이 봄날일지 오멜라스보다 더한 규율이 있는 곳인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은 봄날을 찾아 떠났다. 오멜라스보다 더 행복한 곳이길 바라며
'오멜라스' 마을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벙-쪘다. 그 마을의 규율이 너무나 야만적이고 비윤리적이었지만 이것이 선인지 악인지 어떻게 명명할 수 있을지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그 마을은 그들만의 규율을 오랫동안 지키며 살아왔고 계속 지키기 위해 살고 있다. 그곳의 법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오멜라스에 계속 살고 있는 사람들, 그곳을 떠난 사람들 중 누가 잘못했고 누가 선 혹은 악인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삶에서 이분법적인 사고에 갇힐 때가 있다. 이때 그들을 선과 악으로 나누려고 했던 나의 이분법적 사고에 아차 싶었다.
이 이야기에 대한 여운이 오래 남은 만큼 오멜라스를 떠난 사람들에게 궁금한 게 있다.
오멜라스를 떠나 봄날을 보았는지,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오멜라스를 떠났는지.
봄날을 찾아 떠난 그들. 과연 그들이 오멜라스를 떠나 도착한 곳은 봄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