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세 가지 질문>)
최근에는 독서치료에 관심이 생겨 라이트 하게 11월에 직접 북테라피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고자 한다. 각종 논문들을 보면서 어떻게 프로그램을 설계할까 보던 중,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을 발견하게 되었다.
짧은 동화책이라 부담 없이 바로 읽을 수 있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동화책인데 생각보다 철학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거리가 많아서 아예 철학동화 시리즈를 봐볼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지막 장에는 독자들이 생각할 거리들을 주는 질문들이 적혀있었다. 어떤 내용의 책인지 간단히 설명한 뒤 생각할 거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러시아 황제가 어떻게 하면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다음 내용의 방을 붙였다.
첫째,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둘째,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셋째,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답을 내놓았지만 황제가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았다. 산속 지혜로운 노인이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질문의 답을 얻고자 찾아갔다. 노인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노인은 그저 묵묵히 밭에서 괭이질을 하고 있었다. 황제는 노인을 도와 괭이질을 했고 갑자기 누군가가 배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모습을 발견했다. 황제는 그를 정성껏 돌보았고 부상자는 알고 보니 자신의 형이 억울하게 처형을 당하여 황제에게 복수를 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병사들이 숨어있던 그를 공격했고 죽을 뻔한 그를 황제가 살려주었다.
다시 황제는 노인을 찾아가 질문을 했고 노인은 이미 답이 나왔다고 답변했다. 황제가 노인을 돕지 않고 일찍 돌아갔다면 부상자에게 죽임을 당했을 것이기에 황제가 밭을 갈고 있을 때가 가장 중요한 때이며, 노인을 만나 이런 일이 있으니 노인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며, 황제가 노인을 도운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또한, 황제가 부상자를 돌볼 때가 가장 중요한 때이고, 황제의 적이 충신으로 돌아왔으니 부상자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고 황제가 그를 용서해 준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더 쉽게 말해달라는 황제의 말에 노인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나는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나 자신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독서모임, 강의, 사업)이다.
노인의 답이랑 비슷하다. 지금에 충실하는 것.
오늘 본 인스타그램 피드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폰에 저장공간이 부족하다고 삭제하라는 경고 메시지가 뜨는 사진과 함께 (과거의 사진을 삭제하고) 과거의 것은 보내주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글이 담긴 피드였다. 사진을 많이 찍는 나로서 사진을 보자마자 공감이 확 느껴지면서 단순유머인 줄 알았지만 적힌 글들을 보고 미래를 저장할 저장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과거의 것은 보내줘야 한다는 나름의 철학적인 메시지를 보며 나의 틀을 깬 순간이었다.
마지막 질문은 '우리가 <세 가지 질문> 속 노인을 만난다면 무엇을 물어보고 싶은가?'이다.
이 질문은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한번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