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차 독서 모임 회고
2차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마쳤다. 지난 모임의 반응이 뜨거워 인원도 7명으로 늘리고 연속성으로 2회 차 독서모임을 기획했다. 지난번과 다른 가장 큰 차이는 '챌린지형' 독서모임이라는 것이다. 오늘을 기점으로 21일 간 챌린지 해보는 것으로, 준비 작업이 꽤나 들어갔다.
지난 시간에 받았던 참여자들의 피드백, 아쉬웠던 점들을 적극 보완하고 더 재밌는 시간이 되기 위한 독서모임으로 기획했다. 모두 떠나가면서 "너무 재밌었다" 말 한마디씩 건네주시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감동적이던지..
특히, 만족도 조사에서 모두 만족을 주신 참여자분들.. 아쉬운 점 기입란에도 회차를 늘려달라는 감사한 말들만 가득하다.. 나 빼고 온 세상이 몰카라도 하는듯하다. 정말 풍선처럼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 엔도르핀이 샘솟는데, 왜 다 좋다고만 하지? 아쉬운 점이 왜 없을까? 오히려 좋다고만 하니까 의심되고 어리둥절하다. 당연하다. 스스로 아쉬운 점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직 더 발전해야 하고, 아직 더 노력해야 한다. 2회 차 밖에 진행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100% 만족을 느꼈다면 그 이상의 발전은 이룰 수 없다.
내가 느낀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 참여자들의 bad 피드백이 없으니 주관적으로 느낀 바를 회고해 보고자 한다.
1. 말이 초반에 빠른 느낌, 다급해서 말이 꼬였음.
아직은 긴장상태를 완벽히 벗어날 수 없다. 연습한 대로 농담도 잘 안 나오고 표정도 굳는 게 느껴진다. 긴장이 목소리, 말 템포, 단어 선택 모든 것에 배어있다. 이번에는 알차게 기획했고, 시간을 정하다 보니 시간을 맞추려는 강박이 있어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더 준비하고 더 유연해지자.
2. 시간 췤
7시 반 모임을 7시로 앞당겼다. 참여자들이 빨리 집에 들어가 쉬실 수 있도록 30분 앞당겼는데 내가 시간이 부족했다.
다이소에 들려서 인덱스를 사려고 마음먹었지만, 저녁도 안 먹었지만, 6시 20분에 도착하려던 생각과 달리 6시 50분에 도착했다. 이름표 제작도 미리 했어야 했는데.. 냅다 도착하자마자 참여자들과 이름표 접기부터 해 버렸다. 진행자는 당당함과 뻔뻔함도 있어야 한다.ㅎㅎ 물론, 시험 기간에, 과제에,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서 해도 해도 끝이없었... 하지만, 핑계다. 더 신경 쓰고 노력하자. 부지런해지자.
3. 공감과 소통
아직 소통이 서툴다. 참여자들 한 명 한 명에 귀 기울이고 집중하고 답변해야 하니 머리에 과부하가 걸릴.. 뻔! 했다. 또, 열린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을 뇌로는 알지만 계속 답정너의 질문을 하는 나.. 질문을 하면서도 속으로 '왜 이렇게 질문했지'하며 급후회한다. 말을 곱씹으면서 내뱉자. 하지만, 지난번에 비해서는 확실히 좋아졌다. 소통은 역시 경험치다. 소통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이 모두 만족했다고 했을까? 지난번에 비해 내가 더 잘한 것 무엇인지 회고해 본다.
1. 여유 2%
지난번에 비해 긴장이 살짝은 덜어졌다. 넓어진 공간 때문인지, 기분 탓인지, 재참여한 참여자가 있어서인지 지난번, 목석처럼 뻣뻣하게 진행했던 것과 다르게 오늘은 조금 의식적으로 차분해지려 하고 의식적으로 대본을 체크했다.
이로써, 소통의 키 하나를 발견했다. 소통은 '편안함'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내가 먼저 편해지고 마음을 열어야 상대도 소통에 유연함이 더해진다는 것이다. 또, 집중력 있게 상대의 말을 경청하면 상대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 요지의 찰나를 캐치해야 한다. 정신일도도 소통에 한 몫한다. 확실히 여유가 2% 늘은 것 같다.
2. 준비에 준비
지난번에 실수했던 점들을 아예 없애고자 독서 플리도 수시로 찾아보고 대안을 강구했다. 그 외에도 참여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발표자료를 수시로 점검하고 수정했다. 진행 단계별 시간을 맞추기 위해 자세한 시간까지 적으며 확인했다. 또, 신규 참여자들도 좋지만 재참여자들도 고려한 모임이었다. 그들은 한번 참여했기에 같은 내용이었다면 지루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자기소개 방식도 바꾸고 더 알차게 기획한 것도 있다. 또, 재참여자 한 분은 2회 차 중 한 번밖에 참여를 못해서 불참으로 알고 있었는데 약속을 미루셨는지, 미뤄지신 건지 뜻밖의 참여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아는 얼굴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재참여자들 모두 재밌었다고, 웃으면서 가셨다. 역시 뭐든 준비가 되어있어야 결과가 좋은 법이다. 워크지까지 준비했으니, 이번에는 정말 준비된 여자였다.
과제가 없다는 것이 나의 독서모임 중 한 가지 특징이었는데, '2 회차라서 거의 한 달간의 진행인데 책 한 권은 읽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과제를 주었다. 최소한 맡은 한 챕터씩 읽어오는 것, 21일 동안 매일 자신이 세운 계획을 실천하는 것. 발제문 1개도 생각해 오라고 했다. 참여자들이 과제가 생긴 것에 대해 당황해하고 독서에 대한 작은 의지조차 사라질까 봐 이 점을 가장 걱정하면서 왔다.
하지만 오히려 참여자들이 목표가 생긴 것 같다며 더 흥미롭게 모임에 참여해 주었다. 자신의 삶에 목표가 생겨서 좋다며, '목표리필'이 되었다는 답변이 더러 있었다. 오히려 자유를 주는 것보다 과제, 할 것을 던져줌으로 자신이 생산적으로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분은 현실리필을 원하셨는데 정말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목표가 생겨서 현실리필을 달성했다고 한다.
그들이 왜 연속성 모임을 원하는 건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들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활동을 하려는 것이다.
나의 부족한 점, 잘한 점을 점검하는 건 시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아무리 백만 번 모임을 하더라도 점검하고 보완해서 한 번의 모임을 하는 것보다 못한다. 내 부족한 점을 알고, 자만을 경계하고 늘 초심을 잃지 말자. 오늘도 수고했다. 다음 모임 때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