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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줄을 준비하세요!

기업탐방 학생들에게 격려말씀

by 이에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방문한 기업들은 제가 대학생 때 들어보지도 못했던 회사들입니다.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칼, 둘째는 줄입니다.

오늘 탐방한 기업들에 혹시 서운함은 없었나요?

저는 교수로서 제가 10여 년간 재직했던 제일기획을 방문했을 때 몹시 서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후배들이 일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 제작팀을 돌아보려고 했는데 거절당했습니다.

로비에 있는 접견실에서 만난 게 고작이었습니다.

보안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그때는 지역대학 교수라서 영향력이 없어 그런가 하고 오해를 하기도 했지요. 저는 그때 복수의 칼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여러분이 오늘 기대했던 대접을 못 받아 서운했다면 칼을 하나 준비하세요. 마음 깊은 곳에 칼을 품고 있다가 기회가 왔을 때 쓸 수 있도록 지금부터 그 칼을 갈기 바랍니다. 공모전 입상도 좋고 포트폴리오 빌드업도 좋습니다.

광고나 홍보의 심장에 그 칼을 꽂을 결심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뜻한 환대를 받은 기업보다 여러분을 냉대한 기업을 목표로 말입니다.

오늘 여러분은 줄 하나를 만들기 위해 왔습니다. 서울 투어도 신나고 저녁 뒤풀이도 물론 즐겁습니다. 방문한 기업의 고수들, 그리고 지금 눈앞에 있는 선배들과 인연의 줄을 만드세요.

탐방과 행사로 끝인 사람도 있고 이제부터 시작인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들의 전화번호, SNS계정에 줄을 매고 조금씩 조금씩 밀당을 시작하세요. 끌어주길 기다리지 말고 여러분이 먼저 끌어당겨야 합니다. 지금 광고, 홍보회사에서 자리 잡은 선배들은 다 이 줄을 놓지 않고 끝까지 잡은 사람들입니다.

칼을 품고 줄을 잇는 것.

이게 바로 오늘 행사의 모든 것일지 모릅니다.

그리하여 언젠가 때가 왔을 때 여러분이 갈고닦은 칼로 지금까지 잡고 있던 줄을 끊어내기 바랍니다. 그리고 실력으로 승부하기 바랍니다.

즐거운 밤 보내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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