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맞선 신청
그해 연초 해돋이를 보며, 무언가를 빌긴 했다...
그때까지는 몰랐다.
내 기도의 결과를
빠른 결정
B "오 좋습니다. 가능합니다."
나 "가장 빠른 일정이 언제인가요?"
B "5월 맞선 여행을 가는 일정이 가장 빠릅니다."
나 "가장 빨리 가고 싶습니다."
메신저 상담은 4월이었다. 상담은 간단했다. 난 바로 항공권을 예약했다.
너무 빠르게 결정한 거 아니냐고? 천만에. 이미 관련 업체의 유튜브, 카페, 커뮤니티 평판... 거의 모든 것을 철저하게 섭렵했던 상태였다.
맞선 여행을 가면 공항 도착부터 시간 단위 일정, 소요 비용, 실패 시 투두 리스트와 성혼 시 투두 리스트 등등. 경험자들과 성혼자들의 후기를 너무나도 꼼꼼히 읽고 또 읽었기에 질문할 것도 없었다.
그렇게 하루 만에 상담부터 항공권 예약까지 하고 상담 실장님에게 선금을 보냈다.
## 온라인 매칭 사이트
선금을 보내니 바로 온라인 매칭 사이트 주소와 로그인할 수 있는 아이디를 준다.
사이트를 접속하면, 베트남의 수많은 여성의 프로필과 사진들이 나온다. 마치 온라인 미팅 앱 같달까? 아니다, 그런 생각 하면 안 되지.
사이트 접속 정보를 알고 나서부터 나는 매일매일 해당 사이트를 조회했다. 출근하기 전에 한 번, 점심시간에 한 번, 퇴근 후에 한 번. 완전히 중독됐다.
내가 보고 싶은 사람, 괜찮은 신부 후보자를 찾고 또 꼼꼼히 둘러봤다. 사이트에는 사진, 가족관계, 문신 여부, 직업, 학력 등의 정보가 간단히 나와 있다.
"사전 매칭을 위한 신부 리스트를 골라주세요. 3명~6명 주세요."
"네."
그 뒤로 날마다 조회했다.
영화 인터스텔라 처럼,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를 만날 수 있다면, "그러지 말아라"고 하고 싶은 헛된 시간들이라는 것을 나는 나중에... 알게 된다.
## 현실적 고민과 이상적 상상
사이트의 여성들은 대다수가 19~20대 초반의 여성들이다. 물론 30대도 있고 재혼녀, 이혼녀도 중간에 있다.
베트남은 대다수 20대 초에 결혼을 못하면 노처녀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엄청 일찍 결혼하는 문화다. 그래서 신부의 부모님들이 내 나이와 얼추 비슷한 경우도 많다.
나는 아무리 그래도 10대나 20대 초, 그리고 신부 부모님이 나보다 어리거나 동갑내기인 경우는 불편하고, 내 스스로가 아니라 싶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탓에 해당 조건에 부합되지 않으면 무조건 스킵했다.
2000명은 봤다. 그중에 7명을 내 마음속에 찜하고 리스트를 보냈다.
물론 내가 맘에 들어서 리스트를 보내도 상대방 여성이 나를 거절할 수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7명 다 나를 보고 싶다고 경쟁하면 어쩌지'라는 가당치도 않은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 달콤한 상상의 시작
업체로부터 다음날 답이 왔다.
3명의 신부 후보자가 나랑 만나보고 싶다는 수용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 마저도 나중에는 아무~~~ 의미 없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후후후.
내 1순위들은 아니었지만, 그래! 난 저중에 만나서, 서로 오케이 하고, 상견례하고... 이미 내 상상의 나래는 자녀가 대학에 가서 함께 졸업사진을 찍는 모습까지 상상하는 중이었다.
너무 앞서 갔나?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40대 중반 남자의 로망이라고 해야 할까.
"기다려, 3명의 소녀들아. 오빠가 간다."
사전 매칭된 신부들의 얼굴을 상기하며,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때는 5월 초, 화창한 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