휙~ 마음속 깊은 곳으로 찬바람이 쏟아져 들어온다.
왼쪽 가슴 안쪽에 얄궂게 들어앉은 심장이 이유 없이 아리고 아프다.
직각 모서리에 찍힌 마음 언저리가 실금이 간 유리창처럼 위태롭다.
삐죽삐죽 돋아난 가시들이 화경으로 보인다.
가슴을 부여잡은 손의 떨림이 멈출 때까지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물색없이 부유하는 감정들이 천장에 부딪혀 수많은 직각들을 생산하고 있다.
내 안의 결핍들은 하나같이 모서리가 있다. 광란의 밤이 시작되는가 보다.
엄지발가락부터 시작된 사각형 꼭짓점들이 끊임없는 대각을 만들어 머리끝까지 치솟는다. 직각 어깨를 타고 내려오는 마찰음에 온신경이 곤두서는 밤,
흩날리는 비늘을 덮고 누워있는 사지는 서늘하게 굳어가고 영혼은 책을 잡혀 긴긴밤을 아슬하게 날아다닌다.
실낱같은 이성을 부여잡고 삐걱대는 존재의 아픔에는 실존의 이유가 있다.
어쩌면 죽은 자의 영혼보다 더 아픈 통증을 감내하면서......
소스라치게 차가운 밤,
갑자기 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차디찬 바람이 한껏 서늘해진 폐부를 관통하지만 이미 얼어붙은 장기는 그 한기가 무서울 리 없다.
육각형 눈의 결정들이 직각으로 부서지고 그 파편 속 날 선 모서리들이 삶을 통째로 흔들어 놓고야 만다.
나는 누구 관대, 이 야심한 밤... 홀로 이렇게 땅을 딛지 못하고 떠도는가?
한동안......
숨을 죽이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자아를 뚜렷이
바라보았다.
극명한 통증에 시달리는 내 모습이 자비 없는 직각 렌즈 안에 꽉 들어찼다.
등은 활처럼 굳어지고 사지는 말려 붙어 더 이상 움직일 수조차 없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으므로......
알 수 없는 연민의 감정이 끌어 오르기 시작한다...
한참을... 한참을... 한참을... 그렇게 목놓아 울었다.
쏟아지는 눈물은 나라는 사람의 본질이요, 내 삶을 아우르는 본태가 된다.
운다는 행위는 맘속에 있는 불편한 감정들을 몸 밖으로 배설하는 행위이다.
조금씩 거친 숨이 잦아들며 고른 숨이 돌아오고 있음을 느낀다..
영혼을 잠식했던 수많은 직각 모서리들이 하나둘씩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사각형 아파트, 사각형 텔레비전, 사각형 서랍장, 사각형 거울, 사각형 냉장고
속으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구를 맞춰 들어가 앉는다.
전의를 잃은 날 선 대각선들도 완만한 곡선으로 늘어져 처분만을 기다린다.
아, 삶의 허무함이여~!!
마지막 밭은 숨을 내뱉고 나서야 비로소 평화가 찾아왔다.
온갖 직각으로 점철된 사유의 끝은 생각보다 담담했다.
보통의 삶이란 지극히 평범한 삶이다.
내밀하고도 은밀한 심부의 투쟁 속에서 그렇게 나는 보통의 하루를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