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제2의 고향 같은 시애틀.
한국 개발자 커뮤니티 컨퍼런스를 핑계로, 짧게나마 2박 3일을 보내고 반가운 이들의 얼굴도 만나며 참 좋은 자극들을 많이 받고 왔다. 덕분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떠오르는 생각과 받은 자극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장장 3시간을 적었던 것 같다. 휘갈겨 쓴 내용들을 다시 정리할 겸 이곳에도 적어본다.
먼저, 최근 친구의 동생에 대한 근황과 컨퍼런스에서 많은 개발자 분들을 만나며 든 생각. 겉보기에는 다들 그 자리에 쉽게 온 것처럼 보이고 자기 소개할 때도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막상 그 자리에 오기까지의 자세한 이야기와 내막을 전해 들으면 어느 것 하나 쉬운 건 없었다.
친구의 동생이 아마존과 유명 스타트업에 개발자 인턴으로 일하고 오퍼를 받을 때도, 이력서를 1000개 넣었다는 말에 '역시-' 싶었다. 그러니 그냥 그렇게 많이 시도하는 것들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자.
글 쓰는 것도 1000개를 발행하면 뭐가 보이겠지-라고.
내가 일을 하는 것에 1000시간을 집중해서 쓰면 뭔가 달라지겠지 -라고.
진짜 밀도 있게 일하자.
- 리더가 더 세심하게, 사람들의 필요를 파악하지 않고, 모두에게 제일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고 모색하지 않으면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이 힘들고 고통받게 된다.
- 리더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그저 자신이 하는 일이 멋져 보이기 위해 살면 안 된다는 것. 나 개인의 불편함은 감수하고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걸 선택해야 된다는 점.
- 위임을 "지혜롭게"해야 한다. 자신이 다 떠안는 것도 좋지 않지만, 무작정 떠맡기면도 안 된다. 예를 들어, 위임을 할 때 "~ 할 수 있으면 해 봐"와 "~해줄래?/~ 해 줄 수 있어?"는 완벽히 다르다.
- 어떤 단어를 선택하는지가 진짜 중요. 아무 생각 없는 "무지"도, 리더의 자리에 있으면 큰 잘못이 될 수 있다.
- 센스, 융통성, 조금 더 개개인에게 힘든 점이 없는지 확인하는 세세함이 필요.
- 센스를 키우는 건 결국 "관심"이다. 그리고 그 "관심"을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춰야 될지 스스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일단 영어 진짜 잘해야 한다. 간혹 안 그런 매니저들도 있지만, 그건 리더십에 있어서 감점 요소가 된다.
특히 패널에서 Google prinicpal engineer 분이 영어로 말하는 걸 들으며 많이 느꼈다.
'어떻게 저 자리에 있을까'라는 질문에 부합하는 말하는 방식, 톤, 어조, 답변의 질, 그리고 통찰력을 보게 되었다. 적당한 이야기 속도와 어조, 영어의 유창성과 통찰력은 사람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어준다는 걸 알게 됐다.
이전에는 내실을 잘 다지면 그 밖의 것들은 알아서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내실을 잘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다양한 배경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 속에서 예상치 못한 기회를 얻기도 하고, 동기부여를 얻기도 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좀 더 넓게 바라보게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그러니 조금 더 적극적으로 그런 기회를 많이 만들어보자.
- 아쉬움이 드는 시간들을 만들지 말자. 먼 훗날 아쉬움을 안 만들기 위해서라도, 지금 순간 최선을 다하자.
- 세상에 이로운 일, 도움 되는 일을 할 것. 나 개인의 이익이 아닌 조금 더 넓은 숲으로 바라볼 것. 여전히 이건 뭘지 모르겠다. 거창하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부터 편하게 실천하면 뭔가 또 길이 생기겠지. 단순히 나만을 위해 살아가진 말자.
- 마지막으로, 나에 대해 긍정하자. 나의 어떤 모습이던 긍정하자. 조바심과 조급함은 금물. 그 시간에 행동으로 할 수 있는 걸 찾고, 아무 생각 말고 그냥 하자. 인생은 마라톤이고, 결국 인생의 끝지점에서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일평생 믿음 안에서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로 이 땅에 조금이나마 유익한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을 주고받고, 그렇게 살아왔다고, 미소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