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밍풀 Feb 16. 2024

20대 여자가 연애 6년 차에 느낀 깨달음 6가지

나에게 하는 말

올해로 지금의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게 된 지 6년 차가 되었다. 작년에 프러포즈를 받고 이제 곧 혼인 신고를 할 예정이다.  



꽤 긴 연애의 종지부를 찍으러 마음속으로 결혼을 결심한 순간부터, 그 전의 말다툼 총횟수보다 더 잦은 말다툼을 했다. 첫 2년은 콩깍지가 씌어서 그런 건지 한 번의 말다툼도 없었다. 모든 게 물 흐르듯이 흘러갔고 다른 사람에게 남자친구에 대한 얘기를 하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에 대하여 본의 아닌 자랑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3년이라는 시간이 더 흘렀고 오히려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대한 결정 앞에 나도 모르게 신중해지면서 그전에는 보이지 않던 자그마한 티끌들이 더 크게 와닿았다. 그 시간 동안 느낀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스스로에게 다짐할 겸, 잊기 전에 기록을 해 본다.


   

1. 뭘 기대하기보단, 내가 어떻게 더 잘해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가족과 지인에게는 기대를 별로 하지 않는데 아무래도 그 모든 기대가 남자친구한테로 옮겨간 것 같다. 스스로 독립적인 인격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자. 사람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을 의지하기. 그리고 이 친구가 나한테 해 주는 노력과 이 친구의 장점을 더욱 보려 노력하고 나도 이 친구와 함께 매일매일을 살아갈 때 어떻게하면 더 힘을 북돋아주고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게 할지에 대해 생각하자. 상대방과 계속 관계를 이어나가겠다는 마음이 있으면, 상대방을 변화시키려 하지 말고 내가 바뀌자. 그게 더 빠르다. 그리고 내가 바뀌려 노력하면 어느 순간 좋은 방향으로 변화한 상대방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러면 그건 감사. 아니어도 감사.



   

2. 하나의 티끌을 보고 그걸 물고 늘어지면 끝도 없다. 그냥 넘어가기.


그동안 서로 다른 생활방식에서 많은 갈등이 생겼다. 예를 들자면 청소. 나는 밥을 먹어도 그때 그때 바로 설거지를 하는 반면, 남자친구는 나중에 한꺼번에 하기를 선호한다. 내 눈에는 너무나 잘 보이는 먼지들이 남자친구 눈에는 안 보이기도 한다. 이런 서로 다른 청소 방식부터 청결함의 기준을 하나하나 얘기하고 조율하려 하면 끝도 없었다. 이럴 때는 기쁜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기. 분명 상대방도 그렇게 넘어가는 것들이 있을 테니.




3.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기. 고마움을 표현하기.


처음 연애할 때는 밥 사주고 커피 사주는 일에도 소소한 감동을 느꼈다. 그러나 최근에 이제 곧 운명 공동체(?)가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이런 일들을 당연시 여기게 됐다. 비싼 레스토랑에 데려가 밥을 사주고 또 나에게 자그마한 디저트를 선물하는 일들에 대해 고마움을 더욱 온 마음 다해 표현해야지. 흔히들 말하는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 것.



   

4. 말하는 방식보다 그 안에 있는 마음을 보려고 노력하기.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다. 똑같은 뜻이어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에게 어떻게 들릴지도 다르다는 말이다. 나는 이 말을 특히나 신뢰한다. 그래서 남자친구가 때로는 AI처럼 어떠한 공감도 해 주지 못할 때, 또는 ‘나’ 말하기 방식이 아닌 ‘너’ 말하기 방식으로 얘기할 때, 마치 나를 탓하는 것 같고 속상함을 느꼈다. 그러나 세상에는 ‘아’와 ‘어’ 다름을 구분하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상대방은 노력하지만 그렇게 표현하는 것에 서툴다는 것도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 그러니 그 사람이 겉으로 말하는 말의 표현보다는 그 안에 담긴 진심을 헤아리려 노력하자.




5. 어떤 일에 대해서 내가 계속 참는다고 생각하지 말기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나와 안 맞는 부분에 대해 똑같은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그러니 나도 상대방의 작은 티끌에 대해 ‘내가 참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럴 수도 있지’라고 가볍게 넘기기. 그리고 내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부분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내가 후딱 해치우기. 어떻게 하면 유머러스하게 넘길 수 있을지 고민하기




6. 나에게 있는 안 좋은 일에 대해서 원인을 남이나 나에게서 찾으려 하지 말기.


원인을 찾으려 하면 끝도 없다. 결국엔 불만족스러운 마음들이 나를 향하던 타인을 향하던 그 화살이 계속 비난과 원망으로 누군가를 찌르고 또 다른 어려운 마음을 낳는다. 그러니 원인을 찾지 말고 현재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기. 과거로 돌아가지 말기. 과거는 과거일 뿐, 그게 내 현재 상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나를 속상하게 하고 화나게 만드는 어떤 트리거라고도 생각 하지 말기.


현재의 일은 오직 현재의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뒤를 보지 말고 너무 앞서나가지도 말고 지금 현재에 충실하자.




마지막으로 나에게 하는 말, 더 많이 웃자. 미소를 잃지 말자. 상대방이 나를 웃겨주길 바라지 말고 내가 더 많이 웃고 또 내가 웃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자.




 

매거진의 이전글 그저 감사한 것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