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지 않는 일을 사랑하라: 아마추어 정신

쿠베르탱이 꿈꾼, 그리고 우리가 잊어버린 가치

by 레슬러 플라톤

1,500년의 침묵을 깨고 아테네로 돌아오다

고대 그리스의 올림피아 제전은 기원전 776년부터 시작된 신성한 축제였습니다. 대회가 열리는 기간만큼은 전쟁을 멈추고, 오직 인간의 육체와 신의 영광만을 노래했습니다. 하지만 서기 393년, 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는 이 축제를 '이교도의 의식'이라 규정하며 폐지해 버립니다. 그렇게 올림픽의 불꽃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로부터 1,500년이 지난 19세기말, 프랑스의 교육학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Pierre de Coubertin)은 이 잊힌 불꽃을 다시 타오르게 합니다. 그는 스포츠가 청년들의 신체를 단련하고 국제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1894년,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창설하고 첫 번째 개최지를 고민합니다. 그가 살고 있던 파리도, 그 당시 유럽의 중심이었던 런던도 아닌, 바로 그리스 아테네를 선택하였습니다. 근대 올림픽이 단순히 새로운 스포츠 대회가 아니라, 고대의 정신과 역사를 계승하는 '부활'임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상징적인 선택이었습니다.

그렇게 1896년, 아테네의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에서 제1회 근대 올림픽의 막이 올랐습니다. 그리고 쿠베르탱이 이 새로운 축제의 중심에 심어놓은 가장 중요한 철학은 바로 '아마추어리즘(Amateurism)'이었습니다.


"돈 받고 뛰는 건 천박하다?" 뒤바뀐 위상

흥미로운 사실은, 쿠베르탱이 살던 시대에는 '아마추어'가 '프로'보다 훨씬 더 고귀하고 존경받는 존재였다는 점입니다. 당시 유럽 귀족 사회에서 스포츠는 생계를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스포츠란 신사를 위한 여가이자 자기 수양의 과정이었습니다. 반면, 운동을 해서 돈을 버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은 생계를 위해 땀을 흘려야 하는 하층 계급의 노동처럼 여겨져 멸시받았습니다.

"신성한 스포츠를 돈벌이 수단으로 더럽히지 말 것."

이것이 초기 올림픽의 정신이었습니다. 그래서 초기 올림픽은 직업 선수(프로)의 참가를 철저히 금지했고, 오직 명예와 즐거움을 위해 뛰는 아마추어들에게만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지금 들으면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그 당시엔 '프로 같다'는 말이 욕이었고, '아마추어 같다'는 말이 최고의 칭찬이었던 셈입니다.


'사랑하는 사람(Amateur)' vs '선언한 사람(Pro)'

어원을 살펴보면 그 의미 차이는 더욱 명확해집니다.

아마추어의 어원은 라틴어 '아마토르(Amator)', 즉 '사랑하는 사람'에서 유래했습니다. 어떤 대가나 보상 때문이 아니라, 그 행위 자체를 너무나 사랑해서 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반면 프로페셔널은 '공언하다(Profess)'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는 대중 앞에서 이 기술을 직업으로 삼겠다고 선언하고 자신의 스포츠 활동에 대한 대가를 받는 사람을 뜻합니다.

물론 과거의 아마추어리즘이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철학적 본질만큼은 곱씹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돈과 결과가 목적이 아니라, 행위 그 자체의 즐거움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그 순수한 열정 말입니다.



'프로'가 되기만 강요하는 피곤한 세상

세상은 변했습니다. 자본주의가 고도화된 현대 사회에서 과거의 위상은 완벽하게 역전되었습니다. '아마추어처럼 왜 그래?'와 같이 이제 아마추어는 '서툰 초보자'를 뜻하는 조롱 섞인 말이 되었고,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해 주는 의미에서 서로를 '김프로', '박프로'라고 부르며 프로란 말은 '유능함'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어느덧 사회생활도 10년이 넘은 요즘, 제가 겪는 세상도 온통 '프로'가 되기를 강요합니다.

직장에서는 프로다운 성과를 내야 하고, 인간관계에서도 매끄러운 처세를 해야 하며, 심지어 취미 생활조차도 "그 정도 했으면 자격증이라도 따야지", "그거 해서 돈이 돼?"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모든 행위가 '효용'과 '수익'으로 환산되는 세상. 우리는 내가 하는 일이 쓸모 있는지 없는지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합니다. 좋아하는 일조차 '일(Job)'처럼 해내야 하는 강박 속에서, 우리는 정작 그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설렘, 즉 '아마토르(사랑하는 마음)'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우리에겐 '아마추어 정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팍팍한 프로들의 세상이기에 우리에겐 더욱더 '아마추어 정신'이 필요합니다.

저는 학교 운동장에서 진정한 아마추어들을 봅니다.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2배속으로 밥을 먹은 후) 축구공을 들고 뛰어나가는 아이들입니다. 그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공을 차지만, 그 누구도 연봉을 받거나 프로 팀에 스카우트되기 위해 뛰지 않습니다. 그저 공을 차는 그 순간이 미치도록 즐겁기 때문에 달립니다. 그들에게 스포츠는 노동이 아니라 놀이이자 사랑입니다.

돈이 되지 않아도 글을 쓰고,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춤을 추고, 기록과 상관없이 달리는 마음. 결과와 보상에서 벗어나 '행위 그 자체의 기쁨'에 몰입하는 시간. 그 시간은 우리를 숨 쉬게 합니다.


마치며: 당신은 무엇을 사랑하십니까?

쿠베르탱이 아테네에 다시 불꽃을 피우며 바랐던 것은, 단순히 기록을 경쟁하는 기계적인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승패와 돈을 떠나 땀 흘리는 기쁨을 아는 '온전한 인간'이었습니다.

생존을 위해 우리는 낮에는 치열한 '프로'로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밤이 오고 주말이 오면, 우리는 기꺼이 서툰 '아마추어'로 돌아가야 합니다. 누군가의 평가나 통장의 잔고와 상관없이, 당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그것이 무엇이든,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당신이 그것을 사랑한다면(Amator), 당신은 이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보다 더 위대한 정신을 가진 사람입니다.

오늘만큼은 프로의 가면을 벗고, 사랑하는 일을 하는 아마추어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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