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못 끊지만 간은 걱정돼

Ep.3 뚜야의 간 해독 이야기

by 뚜야

[잘 살고 싶은 뚜야]




이번 주에 부서 내에서 자리 이동이 있었어. 그런데 하필이면 예민한 팀장님 옆자리에 당첨됐지 뭐야. 요즘 개인적으로 무슨 일이 있으신 건진 몰라도 유독 날카로우셔서 모든 팀원들이 팀장님 눈치 보느라 바빠. 오늘은 퇴근 후에 다같이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팀 회식을 하자고 하셔.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는데… 술 먹기 전에 숙취해소제를 먼저 먹어야 될 판이야.


다음날 아침, 역시나 만성피로에 머리 속엔 뿌옇게 안개가 끼어 멍하고 피부는 뾰루지 투성이. 밤새 두세시간 간격으로 깼더니 우리 팀장님만큼이나 잔뜩 예민해진 기분이야. 지금 내 간이 독소로 가득차서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 같은데,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우리 몸은 자동차와 참 비슷하거든. 자동차가 잘 달리기 위해서는 좋은 엔진이 필요하다는 거, 알고 있지? 그리고 때에 따라 엔진 청소도 자주 해줘야 하고 말이야. 자동차에 비유되는 우리의 신체도 엔진을 계속해서 가동시키게 되면 부산물이 쌓이게 되는데, 이때 이것들을 깨끗하게 치워주는 게 바로 ‘간’이야.


혹시 비타민B군 잘 챙겨 먹고 있어? 그렇다면 참 잘하고 있는 거야. 비타민B군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데에 꼭 필요하거든. 쉽게 생각해서 자동차에 들어가는 경유라고 보면 돼. 그런데 만약 아무리 비타민B를 먹어도 피로감이 지속된다면 그건 경유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연비가 떨어져서’ 일 수 있어. 정기적으로 부산물을 청소해주듯 우리 몸도 간에서 청소와 해독이 필요한 거야.


간이 해독을 못하면, 독소가 제때 잘 빠지지 않고 몸 안에 찌꺼기처럼 쌓여서 신체 기능을 방해하게 돼. 소화기관, 피부, 호르몬, 면역계, 감정, 수면 등 신경계까지 연쇄 작용이 일어나지. 간은 약 500가지의 일을 해. 간이야 말로 일당 오백이야.








이런 간의 해독 과정은 3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깨진 유리컵을 버리는 과정과 아주 비슷해. 단계별로 쉽게 비유해서 설명해 줄게.








1단계 : 작은 조각으로 부수기

체내에 들어오는 ‘독소’를 ‘금간 유리컵’이라 생각해보자. 아슬아슬 언제든 우리 신체에 크고 작은 상처를 낼 수 있는 것들이라 얼른 버려야 해. 하지만 이런 금간 유리컵처럼 크기가 큰 것들은 작은 조각으로 부셔야 몸에서 쉽게 배출할 수 있어. 이게 바로 간 해독 3단계 중 1단계, ‘작은 조각으로 부수기’ 단계야. 다시 말해, 위험한 독성물질을 산화, 환원, 가수분해하는 거지. 이 과정에서 유리컵을 잘게 부수는 역할을 수행하는 건 ‘비타민B’야. 그러니 비타민B군을 잘 챙겨 먹도록 해.







자, 그럼


2단계 : 날카로운 부분 다듬기

사실 진짜 문제는 잘게 부서진 유리 조각을 어떻게 조심해서 잘 버리냐는 거지. 조각들은 엄청나게 날카롭고 뾰족할 거 아니야. 이것들을 그냥 두면 체내를 돌아다니면서 오히려 혈관을 찌르고 염증을 일으키며 간을 손상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사포로 부드럽게 다듬어야 해.


금이 간 유리컵을 작은 조각으로 부수는 게 첫 번째 단계라면, 2단계는 ‘날카로운 부분 다듬기’야. 위험한 유리조각의 모서리를 둥글둥글하게 다듬는 것. 즉, 1단계를 거친 후 생겨난 ‘위험한 중간 생성물’을 ‘무독성 물질’로 바꾸는 단계. 이 과정에서는 ‘글루타치온’ 등의 영양소가 활약해.








3단계 : 잘 모아서 버리기

둥글둥글 안전하게 다듬어진 유리 조각들을 쓰레기봉투에 ‘잘 모아서 버리는 것’이 마지막 3단계야. 무독화된 물질을 소변이나 대변, 땀을 통해 체외로 내보내는 거지. 특히 담즙 분비가 잘 되어야 이 쓰레기가 잘 배출이 될 수 있어. 특히 간을 보호하는 ‘밀크시슬’이 도움이 될 수 있고, 담즙 분비를 도와주는 ‘커큐민’, ‘아티초크’ 등도 보조 역할을 할 수 있어.



지금까지의 설명들을 정리하자면, 우리의 ‘간’은 ‘금이 간 유리컵 수거 전문가’라고 할 수 있어. 언제 깨져버릴 지 모를 유리컵을 아슬아슬하게 그냥 두는 것은 몸을 더 망치는 일이야. 몸 속의 해독 공장이 3단계 공정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영양소를 챙겨서 도움을 주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야.


해독 공장이 잘 돌아간다면, 나 아마도 옆자리의 예민한 팀장님도 버텨낼 수 있을 거야. 응원해줘. 오늘도 내일도 우리 한 번 잘 살아보자!






이 글은 건강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이야기로, 실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설명 과정에서 사용된 비유와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며,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판단과 치료는 전문가 상담을 통해 이루어지길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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