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놈의 똥차, 폐차해버려야지

EP12. 뚜야의 적혈구 이야기

by 뚜야

[잘 살고 싶은 뚜야]

20250916_0918_운전 중인 캐릭터_remix_01k57y4cnmfe1rmywmksacyre8.png


요즘 이것저것 바빠서 차에 신경을 못 썼더니 내 차, 이젠 아주 그냥 똥차가 되어버렸어. 출근길에 신호 대기를 하는데 좌우에 선 차들이 다 날 쳐다보는 것 같지 뭐야. 브레이크 밟았다 뗄 때마다 차체가 삐걱대는데, 바퀴도 간신히 굴러가는 느낌이 들더라고. 마침 불안한 마음이 샘솟던 찰나에 사이드미러로 보이는 매연... 혹시 내 차에서 나오는 건가 싶어. “와, 요놈의 똥차. 이제 진짜 폐차할 때 된 거 아니야?”


사실 요놈의 똥차는 내 몸속에도 있어. 나는 피부가 희고 마른 편이야. 성격도 꼼꼼해서 하루종일 이것저것 신경 쓰느라 매일매일 바쁘게 살아. 커피와 인공 눈물을 달고 살고 수족내증에 겨울에는 핫팩이 필수지. 피부는 또 자주 가렵고 건조해서 1년 내내 로션을 두세 개씩 덧발라야 해. 이건 다 내 몸속 똥차 때문이거든. 내 증상들이 없어지려면 건강한 피가 필요한데 그러려면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건강해야 해. 그런데 내 적혈구는 똥차에 비유할 수 있을 만큼 기능이 다 떨어진 거지.



54de74698c69e282567883a8150b8170.jpg 잘 달리는 새 차와 같은 '건강한 적혈구'


건강한 적혈구는 잘 달리고 힘도 좋은 새 차와 같지만, 겨우 움직이고 매연만 내뿜는 똥차 같이, 기능이 떨어진 적혈구도 있기 마련이야. 겉보기에는 도로에 똑같이 차가 100대씩 있다고 하더라도 매연 내뿜으며 느릿느릿 기어가는 똥차만 가득한 도로와, 힘차게 내달리는 새 차들만 가득한 도로의 환경은 전혀 다를 거야.


적혈구의 수명은 보통 120일 정도인데, 제때 파괴되지 못하거나 기능이 떨어진 적혈구는 산소 운반 효율이 낮아지고 자리만 차지하며 제 역할을 해낼 수 없어. 혈액검사를 했을 때 ‘수치 정상’이 나오더라도 절대량이 적거나 질이 좋지 않으면 혈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거지. 그렇다면 건강한 적혈구, 즉 ‘새 차’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20250902_0132_간소화된 자동차 부품_remix_01k431v16re5n93wpvwdxn3xaj.png 건강한 적혈구, 즉 '새 차'를 만들어 보자.


다들 철분제부터 떠올릴 텐데, 맞아 중요한 핵심이야. ‘철분’은 차의 ‘엔진’과 같은 역할이야. 산소를 실어 나르려면 ‘헤모글로빈’이 필요한데, 그 핵심 재료가 바로 철분이지. 하지만 엔진만 있다고 차가 굴러가진 않아. 바퀴도 있어야 하고, 핸들도 있어야 해, 차체가 있어야 모양이 갖춰지고, 연료와 윤활유가 있어야 멀리 달릴 수 있어. 우리 몸에서 피를 만드는 과정도 똑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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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샷 2025-09-16 090322.png 바퀴와 핸들에 빗댈 수 있는 '엽산'과 '비타민B12'


< 1. 엽산과 비타민B12 : 바퀴와 핸들 >


DNA를 합성하고 적혈구가 성숙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 바퀴와 핸들이 있어야 차가 제대로 굴러가듯, 이 두가지는 세트로 돌아가야 해. 하나라도 부족하면 차가 곧바로 고장 나는 것처럼, 빈혈이 쉽게 생기는 원인이 돼.



20250916_0907_Metallic Car Chassis_simple_compose_01k57xgp23eabs8e40zd94gkv2.png 차체에 빗댈 수 있는 '단백질과 아미노산'


< 2. 단백질과 아미노산 : 차체 >


철분은 글로빈이라 불리는 단백질 차체 안에 끼워져야 ‘헤모글로빈’이라는 완성품이 돼. 이 차체가 없으면, 철분은 그냥 굴러다니는 부품일 뿐이지.



스크린샷 2025-09-16 090536.png 연료펌프 등에 빗댈 수 있는 '비타민B6', 구리', '비타민C'


< 3. 비타민B6, 구리, 비타민C : 연료펌프, 점화 플러그, 윤활유 >


이들은 보조 역할로 차가 매끄럽게 달릴 수 있도록 도와줘. 이 성분들이 부족해도 차가 달릴 수는 있을지라도 성능이 크게 떨어지지.



스크린샷 2025-09-16 090839.png 폐차장이자 공장에 빗댈 수 있는 '간'


그리고 이 모든 걸 관리하는 곳이 있어. 맞아. 또 ‘간’이야.


< 4. 간 : 폐차장이자 공장 >


낡은 적혈구를 제때 파괴하고, 필요한 영양소를 재활용해서 다시 저장하지. 또, 혈액 단백질을 직접 합성하는 중요한 공장 역할 또한 수행해. 간이 혈액을 저장하고 조절하는 기능을 뜻하는 ‘간주장혈’이라는 한방용어도 있어. 여러 영양소와 기관들이 제 역할을 해줘야만 비로소 잘 달릴 수 있는, 건강한 적혈구가 되는 거지.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총 정리해보자.


첫 번째. 혈허(血虛)는 혈액의 양과 질, 흐름이 부족해서 전신이 마르고 건조해지는 상태를 말해.

두 번째. 겉보기에 혈액수치가 정상이라 하더라도 적혈구의 절대량이나 질이 떨어질 경우, 영양과 윤택을 잃을 수 있어.

세 번째. 철분 뿐만 아니라 엽산, B12, 단백질, 보조 영양소, 그리고 간까지 모두 조화롭게 제 역할을 해내줘야 건강한 피가 만들어질 수 있어.


이제부터는 철분과 함께 다른 영양소들도 빠짐없이 잘 챙겨서 물탱크 든든하게 가득 채워보자. 어제도 오늘도 건강하게, 우리 같이 잘 살아보자!





잘 살고 싶은 우리들의 건강 이야기.

내가 앞으로 쉽게 알려줄게.

궁금한 건 언제든 물어봐.




이 글은 건강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이야기로, 실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설명 과정에서 사용된 비유와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며,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판단과 치료는 전문가 상담을 통해 이루어지길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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