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9 뚜야의 호르몬 이야기 (2)
[잘 살고 싶은 뚜야]
- 지난 편에 이어서 -
지난 편을 잠깐 정리해보자. PMS와 갱년기 증상은 결국 에스트로겐(엑셀)과 프로게스테론(브레이크)의 균형 문제에서 시작돼. 특히, 상대적으로 프로게스테론보다 에스트로겐이 많으면 증상이 더 강하게 일어날 수 있어. 그걸 ‘에스트로겐 우세증’이라고 한댔지.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빨개지고, 갑자기 땀이 확 났다가 식어버려서 몸이 추워지고, 머리만 대면 잠들던 사람도 불면에 밤을 지새우는. 짜증과 예민함의 정도가 사춘기보다 더 하다는 갱년기 증상. 이 증상들도 에스트로겐이 상대적으로 더 많아서 발생해.
그런데 여성호르몬이 ‘둘 다 줄어드는 시기’가 바로 갱년기 아니냐고? 맞아. 갱년기가 되면 난소 기능 저하로 여성호르몬 두 가지 모두 줄어들기 시작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줄어드는 ‘순서’가 달라서 우리 몸이 더 크게 요동치는 거야.
순서대로 살펴보자면,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프로게스테론이 더 먼저 그리고 더 많이 줄어들어. 원래 프로게스테론은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고 수면을 돕는 역할을 해. 그런데 이런 브레이크 역할 호르몬이 줄어드니까 불면에 예민함, 불안감이 먼저 나타날 수 밖에 없겠지.
이렇게 프로게스테론이 줄어들 때 엑셀 역할을 하는 에스트로겐은 아직 상대적으로 남아 있어서 더 우세해 보이게 되고, 그 불균형으로 인해 안면홍조, 갑작스러운 땀, 기분 기복과 같은 증상이 심해지는 거야.
이후에는 엑셀 역할을 하던 에스트로겐도 따라서 줄어들게 돼. 에스트로겐은 혈관을 안정시키고 뼈를 지켜주고 피부와 질의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줄어들이 시작하니까 혈관운동 증상(열감, 발한), 질 건조, 골밀도 저하, 피부 탄력 감소와 같은 증상들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거야.
마침내 시간이 더 흐르면 완경이 오고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모두 고갈된 상태가 돼. 가임기부터 완경기까지의 여정을 여행에 빗대어 보자.
가임기는 엑셀(에스트로겐)과 브레이크(프로게스테론)가 제 역할을 잘 해내며 부드럽게 주행하는, ‘자동차로 떠나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어. 갱년기는 브레이크가 먼저 고장나버리고 점점 엑셀도 말을 잘 안듣기 시작해서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자동차를 타고 있는 것과 같아. 그렇다면 완경기는, 엑셀과 브레이크가 완전히 고장나서 차에서 내려 ‘뚜벅뚜벅 걸어가는 여행’이겠지.
그렇다고 완경을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어. 운전하면서 받았던 괜한 스트레스들, 이제는 더 이상 안 받아도 되잖아. 호르몬이 미쳐 날뛰어 우리를 힘들게 했던 날들. 드디어 해방인 거야. 그동안 여성호르몬이 나의 뼈와 뇌, 혈관과 피부들을 보호해 줬다면 이제는 스스로 보호하기 위한 영양제들을 챙기면 돼. 뚜벅이 여행을 위한 준비물들을 잘 챙겨서 그동안은 보지 못했던 길가의 풍경들을 즐기며 여행할 수 있는 시기인 거지.
요즘은 갱년기가 도래하지 않은 젊은 여성에게도 E/P 우세증이 나타나곤 해서 더 문제야. BPA, 프탈레이트, 살충제 같은 환경 호르몬들이 에스트로겐과 유사 작용을 하고, 실제 에스트로겐이 높아지지 않더라도 수용체에 가짜 신호를 전달하기도 하거든. 만성스트레스나 간에서 에스트로겐 대사가 낮아져 에스트로겐이 축적되고 인슐린 저항성과 함께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해.
이렇게 되면 우리는 생리를 너무 과다하게 한다거나, 주기가 불규칙해지거나, 심한 PMS(부종, 유방통, 폭식, 감정기복)에 시달리고 편두통, 불면, 하체 비만, 불안, 우울감 등이 생길 수 있어. 듣기만 해도 머리 아픈 일들이야.
이젠 반드시 갱년기가 아니더라도 젊은 여성들 또한 호르몬의 먹잇감에서 절대 안전한 존재가 아니야. 환경호르몬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여성, 생활습관이 무너져 있는 여성, 스트레스나 대사 문제가 엉망인 여성. 요즘같이 모든 것이 바쁜 시대에 이 중 하나에 속하는 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 그러니 일상 속에서 작게나마 실천하는 사소한 습관들이 우리 건강을 지켜줄 거야. 여성 건강에 도움되는 주요 영양제들을 하나하나 챙겨가며 우리 한 번 잘 살아보자고!
잘 살고 싶은 우리들의 건강 이야기.
내가 앞으로 쉽게 알려줄게.
궁금한 건 언제든 물어봐.
이 글은 건강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이야기로, 실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설명 과정에서 사용된 비유와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며,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판단과 치료는 전문가 상담을 통해 이루어지길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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