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7 뚜야의 드럭머거 이야기
[잘 살고 싶은 뚜야]
나는 향초를 참 좋아해. 그래서 늘 일과 후 집에 돌아오면 향초 켜는 것부터가 첫번째 일이야. 어느 날 기분에 따라서 늘 한결 같던 내 방이 텅 비게 느껴지는 날이 있어. 그럴 때는 향초가 내 공간을 채워주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 들 때도 있고. 그런데 하루는 향초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 향초가 타들어가면서 내는 불빛이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심지가 순식간에 타들어가는게 눈에 들어오더라고.
이렇게 내게 힘이 되기도 하고 또 왠지 모를 아픔을 더해주기도 하는 향초처럼, 우리가 쉽사리 생각하는 약물도 마찬가지야. 특히나 우리가 흔히 먹게 되는 약물들 있잖아. 피 속 당을 조절해주는 당뇨약(메트포르민)이나 혈관의 기름기를 청소해주는 고지혈증약(스타틴), 그리고 속쓰림을 막아주는 위산 억제제(PPI, H2RA)와 같은 것들. 만약 이 약물들이 없었더라면 우리의 혈관이나 위, 장기는 훨씬 더 큰 위험에 처했을 지도 몰라. 하지만 이 약물들이 우리의 신체에서 제 기능을 수행하는 것과 동시에 몰래 가져가는 영양소가 있다는 사실, 알고 있었어?
마치 향초가 타들어가면서 밝은 불빛을 내지만 그와 같이 심지가 점점 짧아지듯이, 어떠한 약물들은 신체에서 작용하면서 특정 영양소를 줄어들게끔 해. 이런 현상을 가리켜 ‘드럭 머거(Drug Mugger)’라고 불러. 말 그대로 약들이 몸속의 어떠한 영양소를 타겟으로 훔쳐간다는 뜻이지.
예를 들어서 고지혈증약의 대표성분인 스타틴을 오래 복용하게 되면 코엔자임 Q10이 줄어들어. 이 코큐텐은 심장, 간, 잇몸과 같이 에너지 소모가 높은 장기에 반드시 필요한 성분이지만, 이 성분이 부족할 경우에는 마치 배터리 방전된 기계처럼 힘이 빠지고 잇몸 건강 또한 나빠질 거야.
당뇨약의 대표성분은 메트포르민이야. 메트포르민은 혈당 관리에는 탁월하지만 장기 복용할 경우 비타민B12d 결핍 현상이 발생할 수 있지. 그에 따라 몸 저림과 같은 신경 증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고 말이야.
또한 위산 억제제는 속쓰림을 막아줘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복용하는 약이지만, 지나치게 장기 복용하게 되면 그 대가로 철분이나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 흡수를 막아서 빈혈, 근육 경련 등의 부작용이 뒤따르기도 해.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었다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어. “차라리 약을 먹지 말아야 겠다. 약은 좋지 않은 거구나!”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경우에 약을 복용하지 않는 건 정답이 아니야. 혈압, 혈당, 혈관, 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약은 필수야. 혈관에는 기름과 당이 가득하고 곧 터질 것만 같이 압력이 가득한 상황은 우리의 생명과도 직결돼. 단, 보충이 필요하지.
영양소가 줄어들기 때문에 약을 복용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마치 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엔진오일 닳는 것이 싫어서 6시간 동안 걸어 갈래!”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드럭머거’, 즉 ‘훔쳐가는 약물’이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훔쳐간다’라고 하니까 마치 약물의 모든 점이 나빠보이지만 사실은 이 약물들도 억울할 거야. 모든 것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듯 약 또한 그렇다는 것을 잊으면 안돼.
약물은 향초의 불빛처럼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되는 고마운 존재지만, 어쩔 수 없이 심지는 닳게 되어 있어.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약물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닳아버리는 영양소를 뒷받침해주는 노력이 있다면 우리 몸은 더 오래 더 멀리 더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야. 그러니 동전의 양면을 다 보듯 똑똑한 눈을 가지고 오늘도 내일도 잘 살아보자고!
잘 살고 싶은 우리들의 건강 이야기.
내가 앞으로 쉽게 알려줄게.
궁금한 건 언제든 물어봐.
이 글은 건강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이야기로, 실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설명 과정에서 사용된 비유와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며,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판단과 치료는 전문가 상담을 통해 이루어지길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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