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실과 6단원의 제목은 '나의 발견과 나의 미래'이다. 진로교육에 관한 단원으로서 자신과 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진로 탐색을 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차시에서는 일과 직업의 의미를 다루었다. 일과 직업의 의미를 예시를 통해 알아보고, 수업놀이를 통해 그 개념을 명확히 하였다.
일이란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활동으로 가정일, 공부 등이 모두 일에 해당됩니다. 일 중에서 일정 기간 지속하고 그 대가로 경제적인 보상을 받는 것을 직업이라고 합니다. (초등학교 실과 5, 동아출판 104쪽)
오늘 적용한 수업놀이는 '야구골든벨'로서 초등교사 커뮤니티의 '쏘야대군' 선생님이 올려 주신 자료를 활용하였다. 소소하게나마 감사의 댓글을 남기고 자료를 다운로드하였다. 더 많은 수업놀이에 관한 자료는 평소 즐겨 찾는 '이종대왕'블로그에도 자세하게 나와있어서 일상 수업에서도 도움을 자주 받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골든벨은 화이트보드에 답을 적고 틀리면 탈락하는 형식이다. 탈락하는 사람은 더 이상 활동에 참가할 수 없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이에 비해 야구골든벨의 가장 큰 장점은 탈락자가 없고, 놀이가 진행될수록 누가 많이 맞췄고 틀렸는지 구분하기 어려우며 학급 친구들이 다 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골든벨에서 탈락자가 없을 수 있을까? 놀이 방법을 살펴보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야구골든벨은 야구처럼 1루, 2루, 3루, 홈이 있고 문제를 맞힐 때마다 한 루씩 이동할 수 있다. 우리 교실 기준으로 보았을 때 창가 쪽은 1루, 교실 뒤쪽은 2루, 복도 쪽은 3루, 교실 앞쪽은 홈이다. 4번의 문제를 맞히면 1점씩 획득하고 틀리면 진루하지 않고 그냥 제자리에 있으면 된다. 그래서 놀이가 진행되다 보면 누가 얼마나 맞추고 틀렸는지 모르기 때문에 학습에서 좀 느린 친구들도 열등감 없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 실과 수업뿐 아니라 모든 교과에 쉽게 적용할 수 있으므로 만능 치트키 같은 교실놀이이다. 이 놀이를 할 때마다 야구골든벨의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내신 선생님이 정말 대단하다는 감탄을 감출 수 없다.
1. 할머니께서 마당을 청소하시는 것은 일이다.(O)
2. 할아버지께서 복지관에서 무료로 한자를 가르치시는 것은 직업이다.(X)
3. 아버지께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시는 것은 일일까요? 직업일까요? (경제적인 보상이 없으므로 일)
4. 여러분은 학생으로서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으니 학생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X)
5. 흥부가 제비의 다리를 고쳐준 것은 직업이다.(X)
교실 놀이 자체가 아이들에게 보상이 될 수 있으나 더 나아가서 개인 보상 또는 모둠 보상을 할 수 있다. 홈에 올 때마다 작은 비타민을 줄 수도 있고 자신의 모둠에 동그라미를 칠 수도 있다. 이것은 교사의 성향과 교실의 상황에 맞게 그때그때 다르게 할 수 있다. 답을 맞힌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다시 한번 기회를 개인적으로 주어서 맞추면 그 사람만 진루할 수 있는 것처럼 융통성 있게 적용할 수 있으므로 정말 좋다. 놀이도 하면서 개념정리도 되니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수업을 활기찬 공기로 가득 차게 만드는 것도 마음에 든다. 수업놀이를 교실에 잘 적용시키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방법과 규칙이 단순해야 하는데 야구골든벨의 방법은 초단순하다. 게다가 주의사항도 단 한 가지다.
틀려도 괜찮아요.
양심을 속이지 마세요.
우리 반에서 교실놀이든 수업놀이든 다른 사람이 틀렸을 때 이르지 않기라는 규칙이 있다. 본인 양심을 철저히 따르게 하고 남이 잘못해도 선생님께 말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못해도 지적하거나 이르지 않고 나만 잘하면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아이들은 더 조심하게 된다. 만약 이 조건이 없으면 놀이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본질이 흐려져서 결국 실패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수업놀이를 만들고 공유까지 해주시는 전국의 많은 선생님들이 정말 멋지고 너무나 감사하다. 덕분에 수업놀이를 하면서 개념까지 재밌게 정리할 수 있다. 보상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놀이 그 자체로도 훌륭한 보상이 될 수 있다. 어떤 과목이나 창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만능 수업놀이 야구골든벨!
너무나 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