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보이는 틈 사이로 보이는 빛이
하늘의 푸름인지
태양의 밝음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우리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이
어느 날은 시원했고
어느 날은 상쾌하고
어느 날은 미치도록 시렸던 것을
나의 피부가 기억하고 있다
내 앞의 벽을 허물면
틈 사이로 보이는 빛이
무언인지 알 수 있을까
가끔은 예전에 벽을 허물다가 생긴 생채기의 자국들이
혹시나 낮의 싱그러움이 아닌
까맣게 물든 밤에
네가 겨우 피워놓은
장작의 불빛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만든다
나는 허물어진 벽 뒤가
낮인지 밤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이 꺼져가는 장작의 불꽃이든
낮의 싱그러운 빛을 받는 들꽃이든
우리 사이의 벽을 허물어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이로 부는 바람도
이 앞을 허물어야만
그 온도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