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모양 구름 아래에

2024년 8월 30일

by 주과장

요즘 여름은 심하게 덥다.

이건 아니다 싶은 더위에

태양한테 우리 덜 친하게 지내자고

핀잔을 놓고 싶을 정도니까


바람에게는 좀 더 친하게 지내보자고

바다 건너, 강 건너 습기는 무거우니

짐은 좀 적당히 놓고 오라고

숲길 지나 시원하게 만나자고 하고 싶다.


비는 참 변덕이 심하다.

요즘은 더 썽을 내곤 한다.

길가에 연인처럼 말이다.

귀여운 언니가 남자친구에게 변덕 부리듯


내 맘 알아주는 건 구름 밖에 없나 싶다

맑은 구름이 듬성듬성

미미하게 나를 덮어주니

양산님과 모자님이 휴게시간을 가진다.


저 멀리서부터 나의 머리를 쓰다듬듯

천천히 움직이며 잠깐 쉴 틈을 준다.

누군가에게 쓰다듬어진 적이

얼마나 오래전 일이던가


해를 잠시 가려준 구름을 바라본다.

묘하게 오케이 사인을 그린 것 같은

둥근 손바닥 모양이다.

센스쟁이라고 칭찬해줘야 할 것 같다.


손바닥 모양 구름 아래에

구름의 쓰다듬을 받으며

나와 내 그림자가 쉬어간다.

태양의 괴롭힘들 잠시나마 등지듯이


구름이 나를 비켜가고

산을 쓰다듬으러 간다.

산 그림자를 보니 저건 확실히 손바닥 모양이다.

잔잔한 그림자에 쓰다듬어지는 산


쨍쨍한 햇빛은 화를 내듯이 따갑게 내리 꼽고

바람은 그 열기에 힘없이 불어온다.

너도 건너오느라 지쳤나 보구나

햇빛에 한 줄기 눈빛도 주지 않을 거야


손바닥 구름아, 산과 강, 바다 건너

너의 쓰다듬이 필요한 것들을 만나고 오렴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게 되면

또 나를 쓰다듬어 주고 가주라


태양이 울화통을 낼수록

너의 쓰다듬이 그리워질 것이다

손바닥 구름 아래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웃었던 오늘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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