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다.
아직 11월이긴 하지만 입동이 되자 차가운 기운이 돌아 코끝에 콧물이 맺혔다.
아주 매서운 겨울은 좋아하지 않지만 초겨울 정도의 추위는 좋아하는 편이다.
아마도 그건 내가 겨울의 착장을 좋아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몸이 둔해지지 않는 적당한 두께의 외투를 걸치고 바지 밑단 사이로 컬러감이 있는 양말까지 갖춰 신고 나가면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그 이상 추워져 두꺼운 패딩을 입고도 미처 가리지 못한 얼굴을 날카롭게 할퀴고 지나가는 혹한기에는 착장이고 뭐고, 잠옷바람에 집에서 뒹굴거리며 따뜻한 군고구마에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집콕하는 게 제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