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
며칠 전
.
핸드폰으로 게임하는 딸아이를 마냥 못 하게만 할 수 없어서 본인이 해야 할 일을 마치고 나면 일정 시간 허락을 해 줬다.
여자아이라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나 집 꾸미기 게임을 주로 하는데, 게임을 하면서 친구들과 아이템을 주고받고 대화를 하기도 한다.
사전에 절대 모르는 사람과는 대화하지 말고 어쩌다 하게 되더라도 본인의 신상에 관해서 절대 얘기하지 말라는 주의를 줬다.
조심성이 많고 겁이 많은 아이라 모르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이상한 말을 걸어오면 그 방에서(게임 속) 나와버렸다.
그런데 며칠 전 아이가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덮어버리더니 울먹이며 게임을 이제 안 하겠다고 했다.
나에겐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리였지만 이유를 물어봤다.
처음엔 머뭇거리더니 울음을 빵 터트리며 말하길,
“ 처음엔 말도 착하게 하고 집도 예쁘다고 칭찬해 주고 친구 추가 해달라고 해서 해줬더니 갑자기 돌변했어…!!”
친구 추가 하자마자 딸아이의 게임 속 집에 낙서하고 엉망으로 만들어 놔서 왜 그랬냐고 물으니 갑자기 욕을 하고 부모님 욕까지 했다고….
아이가 무서웠는지 울면서 게임도 지워버리고 이젠 책만 보고 공부만 하겠다고 말했다.
그 안에서 벌어진 일은 몹시 화가 났지만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하나…
내심 ‘나이스’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