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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민 May 12. 2024

돈이 알려주는 책임감

#41 회사와 학교 그리고 작업물의 퀄리티

지금까지는 대부부 방학에 공기업에서 근로를 했었다면 이번에는 학기 중에 개인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다. 3학년 2학기 이제 졸업까지 얼마 남지 않는 시점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서 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운이 좋게 면접을 통과하고 합격하여 나는 학교 안에 있는 건강식품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다.






회사는 아직 시작한 지 3년 정도밖에 안 되는 신생기업이었고 그래서 아직 근로학생이 하는 일들이 정확히 정해져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여러 일을 했다. 제품을 포장하는 일도 했고 업무 관련 회의에도 참여했고 샘플 디자인을 보거나 거래처를 찾기도 했다. 



보통 근로 업체들은 근로학생에게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간단한 일들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기는 나를 직원처럼 대해주었다. 아침에 하는 회의나 여러 일들에 대해서 의견을 구하기도 했고 회식에도 참여시켜 주셨다. 나는 근로 학생인데 직원처럼 느끼게 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하지만 내가 받는 것들이 나에게 책임감이라는 단어로 돌아오게 되었다.



학교에서 여러 종류의 작업물들을 과제로 작업하고 발표하면 대부분의 교수님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너는 아이디어에서 오는 느낌은 괜찮은 것 같은데 작업물이 섬세하지 않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나 역시 교수님들이 하는 이야기들에 대해서 공감한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해도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 나 역시 완성도에 대해서는 작업을 하며 그렇게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다.



내 생각이지만 나는 학교에서 하는 작업은 작업물의 완성도 보다 작업물을 완성하기 전까지 과정에 대해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록 작업물의 완성도는 낮더라도 그 안에서 스스로 배운 것들이 많고 완성까지 걸리는 아이디어나 스토리가 괜찮다고 생각하면 나는 완성도에는 그렇게 집중하지 않는 편인 것 같다.



사실 시간이 많으면 나 역시 완성도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나에게 시간은 너무 부족하다. 하고 싶은 것들도 너무 많고 배우고 싶은 것들도 너무 많다. 그래서 나는 학교 작업물에는 완성도를 위하여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회사에서 작업물을 이야기가 달랐다. 나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고 그래서 디자인 관련 프로그램을 제법 사용할 줄 알았는데 그래서 나에게 제품 디자인 샘플을 디자인할 수 있는지 근로 업체에서 물어보셨다. 나는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고 지금까지 옷만 디자인을 했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수락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실수였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작업을 할수록 의견이나 조언들을 들을수록 그리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작업이 회사에 중요한 작업이라는 것을 알기 시작하고 나의 마음은 무거워졌다.



그래서 근무 시간 외에 집에서도 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웃긴 이야기다. 학교 작업물 보다도 더 열심히 하는 나의 모습을 보니 나도 어이가 없었다. 결국 나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회사에 작업물을 제출하였고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뿌듯하다는 생각보다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학교 작업물이었다면 기분이 좋았을 텐데 왜 기분이 좋기보다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을까? 아마 책임감 때문인 것 같다. 직원은 아니지만 돈을 받고 일을 하는 입장에서 평소 학교에 제출하는 작업물들과는 다른 책임감을 느꼈다. 한 번도 이런 책임감을 느낀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때 배운 책임감으로 나는 많이 변하게 되었다.






돈이라는 것은 작업물의 내용과 완성도에 퀄리티에 많은 영향을 준다. 평상시에 나는 단순히 나의 발전을 위해서 작업을 했지만 돈이라는 것이 나에게 주어지니 책임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단순히 발전과 성장을 위한 작업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것 말이다.  회사가 나에게 주는 돈은 곧 기대감이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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