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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민 Nov 16. 2024

그래도 어른

#1 어른

*글 마지막에 있는 음악과 함께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숲 - 최유리)



어렸을 때는 여러 이유들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것들은 전부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시간은 나도 모르게 빠르게 흘렀고 20살 성인을 지나서 이제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 나이가 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어른이 되는 것이 너무 두렵다.          



20살 초반 성인이 되고 하고 싶은 것들은 전부 다 했다. 무엇이든 살 수 있었고 어디든 갈 수 있었다. 돈이 부족하다면 어디서든 일 할 수 있었고 단지 부족한 것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작년에 안 좋은 일들이 겹치기 전까지는 그저 행복하기만 했었고 졸업 후에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세상에 회사는 많고 없다면 잠시 쉬어가며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찾는 것들이 더 중요하다 생각했다.           



24살 하지만 인생은 늘 순탄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배웠다. 오래 만난 연인과는 헤어지고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나도 모르게 어느새 나를 떠나갔다. 안 좋은 일은 연달아 생긴다는 말처럼 나의 불운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들은 줄어만 갔고 믿고 있었던 꿈마저 사라져 가고 있었다.          



처음으로 살면서 진심으로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에게나 힘든 일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나에게도 살아가며 조그마한 힘든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진심으로 힘들었다. 그동안 열심히 쌓아온 나의 탑이 무너졌다. 흔적도 없이.        


  

하지만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이제는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고 모두가 사회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누구도 나에게 강제로 걸어가라고 하지는 않았다. 친구들도 심지어 부모님도.

하지만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해!”라고 세상이 그리고 사회가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어렸을 때는 어른이 되면 자유롭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느꼈던 자유는 어른이 주는 자유가 아니었다. 20살 초반 내가 느꼈던 행복은 아직 어른이 아니었기 때문에 단지 성인이었기 때문에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힘든 일들을 겪고 나는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아니 달라지고 있다. 행복만을 찾던, 우정과 사랑 그리고 꿈만을 생각하며 달려갔던 순수함을 잃어버렸다. 물론 지금도 행복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전처럼 행복만을 찾고 있지는 않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법 그리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          


나는 계속 지금이고 싶었다.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힘든 일은 피하고 싶었고 좋아하는 일들만을 찾으며 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시간은 흘렀고 힘들고 싫더라도 반드시 해야 하는 일들이 생겼다. 

책임감.

책임감을 느끼며 어느새 순수했던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 가고 있었다.      


     

누군가 알려주지도 않았고 어디서 배우지도 않았다.

하지만 시간은 순수했던 우리를 그래도 어른으로 만들어주었다.          



나도 모르게 어른.     



https://www.youtube.com/watch?v=COcuU8LKaw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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