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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민 Nov 18. 2024

어두운 밤도 언젠가는

#2 여명(새벽)

*글 마지막에 있는 음악과 함께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bad - wave to earth)



20살 초반 청춘의 시작 나의 세상은 환하게 빛났었다. 모두가 힘들다고 이야기하던 군대도 나에게는 새로운 바다를 만난 물고기처럼 그저 설레고 신나는 일들 중에 하나였다. 나를 진심으로 대해주는 친구들, 선배들도 만났고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어주었던 소중한 사람도 만났었다.



하지만 20대 중반으로 나의 시간이 흐르며 나의 세상은 점점 어두워졌다. 사랑을 알려주었던 여자 친구는 나를 떠났고 진심으로 대해주었던 친구들과 선배들은 어느새 내 주변에 없었다. 항상 설레고 신났던 일들은 그저 일들로만 느껴졌다. 심지어 몇 년 동안 확신했던 꿈도 잃어버린 채 나는 지금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조차도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



나는 매일 술과 담배에 빠져 살았으면 자극적인 것들만을 찾았다. 자극적인 것들은 나의 힘든 상황을 해결해 주는 것 같았지만 사실 나의 상황은 더 안 좋아지고만 있었다.



그렇게 살아가다 어느 날 문득 거울 앞에 있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때 나의 모습은 내가 생각해도 정말 별로였다. 사람들 앞에서는 항상 자신감 있었고 한 번도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며 정말 별로라는 생각은 지금까지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날따라 거울 속 나의 모습은 비참했고 불쌍해 보였다.



나는 불쌍하다는 말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 나쁘다. 못생겼다. 싫다.

그런 단어들은 사실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불쌍하다는 말은 너무 싫다.

마치 누군가에게 나의 불행을 들켜버리는 것 같아서.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이렇게 변한 것은 과연 주변 상황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변해서일까.

잘 모르겠지만 지금 나의 세상은 너무 어두웠고 조금의 빛도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나의 밤은 절대 끝나지 않을까?



하지만 어두운 밤도 언젠가는 끝이 날 것이다. 그리고 밝은 아침이.



시간이 흐르며 술과 담배도 줄이고 자극적인 것을 찾기보다는 소소한 행복들을 찾아가고 있다. 전에는 몰랐지만 사람들이 없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산책하는 것도 길에서 만난 고양이 친구들도 문득 거리에서 발견한 예쁜 꽃들도 나도 모르게 나를 미소 짓게 만든다.



지금도 나의 세상은 어둡다. 하지만 어둠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씩 작은 빛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명평소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로 아침이 밝아오는 새벽에 희미한 햇빛을 뜻한다.

지금 나의 세상은 어둡지만 희미한 빛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아직은 어두운 이 밤도 언젠가는 끝이 나고 예전처럼 다시 밝은 날이 오겠지.



나는 지금 여명에서 살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Q5xqNkCk7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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