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행복
나는 부족한 것 없이 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집이 부유한 편이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또래 친구들보다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은 아이였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돈은 없었다. 그래서 열심히 벌었다. 아마 중학생 때부터 알바를 시작했었던 것 같다.
대학교에 입학하고도 마찬가지였다. 성인이 되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나며 하고 싶은 일들도 많아졌다. 그래서 나는 더 많이 일했다. 가장 많이 일을 할 때는 학교를 다니며 잠도 거의 자지 않고 3개나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까지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으로도 부족했는지 나름 열심히 공부해서 주식도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또래에 비해 항상 많은 돈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에게 부족한 것은 시간과 체력이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었고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살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어느 날 친구들과 대화를 통해 나는 행복에 대해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는 지금 당장이 10억이 있으면 행복할 것 같아?"
나를 제외한 모두가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을 했고 10억이 있으면 무엇을 할까 행복한 고민에 빠진 눈치였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아니. 나는 10억이 있어도 지금이랑 달라질 것 같지 않아."
대부분의 친구들은 거짓말인 것 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한 친구는 조금 달랐다.
"지금 많이 힘들구나.."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고민이나 걱정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돈으로도 해결할 수 없다면 그것은 정말 큰 고민이거나 문제라고 한다. 보통 행복은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게 되었을 때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돈으로도 가질 수 없는 행복은 어떤 행복일까?
사실 지금은 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있어서 일도 많이 하지 않고 여러 사정이 있어서 모아두었던 돈도 별로 없는 상태이다. 하지만 나는 딱히 돈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다. 이미 돈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해보았고 더 많은 돈이 필요한 일들은 아직까지 나에게 와닿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차라리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정확히 내가 어떤 행복을 원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돈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요즘 행복에 집착하지 않는다.
나의 노력만으로는 가질 수 없어서.
하지만 그래서인지 나의 행복은 더 소중하고 따뜻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돈으로 살 수 없기에 더.
https://www.youtube.com/watch?v=Av-rZxyl3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