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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6 순응

by 지민

*글 마지막에 있는 음악과 함께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annie - wave to earth)




살아가다 보면 정말 억울한 일들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누가 봐도 저 사람이 잘못한 경우나 상황이 나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경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지만 화가 나거나 속상한 것은 사실이다.



예전에는 상대방에게 화를 내거나 어떻게든 일을 해결하려고 했었다.

그러면 기분은 조금 괜찮아진다.

사실 일은 해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노력했기 때문에 괜찮아 라는 생각이 든다.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일들은 어쩔 수 없으니까.



그런데 왜 상황은 더 나빠지는 것일까?

분명 그 사람이 잘못했는데 왜 화를 낸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 거지.

분명 나는 해결하려고 노력했는데 왜 힘들기만 하고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 것이지.



난 정말 불행한 사람이야...



항상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려고 했다.

많은 책들을 읽고 어른들의 말들을 들었다.


"항상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

나는 그 문장에 중독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꿈, 사랑, 우정.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고 늘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하지만 살아가다 보니 내가 최선을 다하고 노력을 하더라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싶었고 사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왜? 내가 이렇게 열심히 최선을 다 하는데?”



그리고 알게 되었다. 항상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가끔은 틀릴 때도 있는 문장이라는 것을.



인생에서 가끔은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생긴다. 최선의 선택도 할 수 없는 상황들 말이다.

그럴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많은 것 같다.

누가 봐도 잘못한 사람에게 화를 내거나 뭐 하고 하는 것보다 억울한 상황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말이다.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되거나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된다.

어차피 해결할 수 없다면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다.

만약 해결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된다면 좋은 것이다.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 고민하고 노력하며 스트레스받는 일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그 시간이나 그 에너지를 다른 곳에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닐까?

나를 믿고 시간을 믿는 일이니까.

그동안 나는 나를 믿지 못해서 최선을 다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괜찮다. 더 이상 불안하지 않다.

나를 믿고 있으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6_AGRBNKP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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