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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하지 못한 것들

#8 완성

by 지민

*글 마지막에 있는 음악과 함께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Leave My Studio - Kid Milli)




나에게는 많은 꿈이 있었다.

하지만 꿈은 계속 바뀌었다.

계속해서 도전했고 계속해서 실패했다.

실패는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고 어느새 나는 새로운 꿈을 찾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완성을 하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무언가에 흥미를 느끼고 탐구하고 준비했다.

그 과정은 정말 길었다.

하지만 괜찮았다. 즐거웠으니까.



그리고 시작했다. 여러 작업들을.

하지만 완성하지 못했다.

아니 완성하지 않았다.



작업이 지루하고 재미없었던 것은 아니다.

계획했던 완성을 꿈꾸며 작업하는 일은 언제나 재밌었다.

하지만 작업하면 할수록 실패에 대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열심히 준비하고 작업했는데 만약에 나의 작업을 사람들이 싫어하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들은 나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완벽을 향해 달려갔지만 완벽에 끝은 없었다.

며칠 밤을 새워 만든 작업물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 나는 완성하지 못했다.

그리고 또다시 새로운 작업을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고 나는 이런 내 모습에 싫증이 났다.

나 역시 지겨웠다.

가벼운 작업부터 무거운 작업까지 어느 하나 완성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이.



어느 예술가가 말했었다.

“시작만 하는 사람은 완성한 사람을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어떤 의미인지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완성은 그저 가벼운 의미가 아니다.



무거운 작품이라도 가볍게 완성하여 마무리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영혼이 느껴지지 않는 작품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차라리 완성하지 않는 것이 작품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나의 도전 그리고 완성하지 못한 많은 작품들은 의미가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지금까지 흘러간 나의 시간은 단지 쓸모없는 날들이었나.



하지만 나의 인생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끝이 아니다.

계속해서 완성하지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완성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죽기 전까지 계속 완성하지 못한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은 의미 없는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어느 하나라도 완성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나의 과정들에는 여러 의미들이 부여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도전할 것이다.

만약 완성하지 못한다고 해도 말이다.

그리고 언제 가는 찾을 것이다.


완성하지 못한 것들의 의미를.



https://www.youtube.com/watch?v=8834xmN-V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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