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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라는 단어를 느낌

#12 끝

by 지민

*글 마지막에 있는 음악과 함께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섬 - 검정치마)




끝.

지금까지 살아가며 인생에서 수많은 끝과 마주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끝은 그렇게 슬프지도 아쉽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번 끝은 조금 다른 것 같다.



나는 늘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

인생에서 우리는 많은 선택과 마주한다.

하지만 어떤 선택도 완벽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끝이라는 단어와 마주하게 되면 아쉬워하는 것 같다.

때로는 속상해하기도 하고 말이다.



나는 늘 내가 완벽했으면 했다.

완벽한 나의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후회하는 것을 싫어했다.

후회하지 않기 위하여 매번 최선의 선택을 했고,

시간이 흘렀을 때 당연히 더 좋은 방법을 알게 되겠지만,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이 최선이었다면 후회하거나 아쉬워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끝은 조금 다른가 보다.

졸업.

그동안 참 많은 졸업을 했던 것 같다.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런데 이번 졸업은 무언가 다른 것 같다.

아마 학생으로서의 마지막이라서 아쉬운 것일까.

아니면 청춘의 마지막 시기라는 것에 속상한 것일까.



“밤이 오려나.”



나에게 끝이라는 단어는 설렘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여러 번의 학교를 졸업하며 마지막으로 교문을 걸어 나가던 순간도,

군대에서 전역 날 마지막으로 위병소를 통과하던 순간도,

속상하거나 아쉬운 마음들 보다는 마지막 그다음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레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이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겠지."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다.

지나간 시간이 좋았던 나빴던 사실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좋았던 순간도 지나가고 나빴던 순간도 지나간다.

그리고 새로운 시간이 흐른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진짜 어른이 된다.

그런데 내가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시간은 언제나 나의 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시기도 지나갈 것이라고.



하지만 이 밤이 영원할 것만 같다.

이 밤이 지나 아침이 오지 않을 것 같다.

두렵다. 끝이 오지 않을까 봐.



끝 그다음 시작.

그런데 이번에는 끝이 오지 않을까 봐 두렵다.

새로운 시작도 없을까 봐.



끝이라는 단어를 느낌.




https://www.youtube.com/watch?v=a_tMEXd8Z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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