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생 싱글이모와 2020년생 조카의 통하는 이야기
#36. 거꾸로 하면...
서현이의 사촌오빠 도준이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 (부럽다ㅠㅠ)
도준이의 재롱발표회가 있던 날,
온 가족이 도준이와 그 여자친구가 짝꿍을 이뤄
꽁냥꽁냥 하는 모습을 목격(?)했고...
그날부터 놀림과 부러움도 시작됐다.
하지만 재롱발표회 때 현장에 없었던 조카는
사촌오빠의 여자친구를 매우 궁금해했고,
그래서 설명을 시작했다.
"도준이 오빠 여자친구는 서현이처럼 작고 귀여워!"
"나처럼?"
"응! 콩순이처럼 양갈래 머리를 좋아하고, 볼살도 통통해."
"볼살? 나도 그래?"
"응! 아참, 도준이 오빠 여자친구 이름은 현서래."
"현서?"
"서현이를 거꾸로 하면 현서잖아. 둘이 진짜 닮았다."
"서현이를 거꾸로 하면 그 이름이야?"
"맞아. 서! 현! 현! 서!"
그리고는 곰곰이 생각에 빠진 조카가 건넨 말.
"서현이가 이렇게... 거꾸로 서면 그 이름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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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체육시간에 배웠다며 머리를 아래로 박고,
엉덩이를 쳐들어 물구나무 서기 포즈를 직접 선보인 조카.
그리고는 자기가 이제 '현서'가 된 거냐고 묻는다.
나의 사고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조카의 생각들.
그 속에서 다시 한번 깨닫는다.
나의 시선이 늘 옳지 않고, 나의 결정들이 최선은 아닐 거라는 거.
다양한 방법과 다양한 생각들로
나의 인생 후반전을 시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