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혹스런 질문

난 또 뭐가 되고 싶은가.

by 가현숙


장난끼 가득한 8살 아이가 와서 물었다.

“선생님, 선생님은 커서 뭐가 되고 싶어요?”

50살이 다된 나는 혹시 잘못 들었나 싶어 두세 번 다시 물었지만, 여전히 같은 질문이었다.

“혹시 꿈이 뭐냐고 묻는 거야?”

“네 ~ 뭐... 그런 거요”


20여 년 전 면접관에게 받은 ‘자신을 동물에 비유한다면?’ 이후 처음으로 말문이 막히는 질문이었다.

8살짜리 면접관은 ‘내 질문이 그리 어려운 거야?’라는 표정으로 눈을 찡그리며 나를 압박했다.

‘난 이제 뭐가 될 수 없는 나이야.’라고 진지하게 대답할 수도,

‘이게 다 된 거야’라고 거짓으로 대답할 수도 없는 질문이었다.


나는 그녀와의 긴장감을 깨려고 일어나 “음~~~”하는 소리로 관심을 돌린 뒤 사무실을 약간 서성거리며

시간을 끌었다. 그리고 업무 책상 옆에 두고 취미로 치던 기타를 꺼내 앉았다.

다행히 그녀의 관심을 기타로 돌릴 수 있었다.


뭐에 홀린 듯 그녀가 내 기타 줄을 튕기고 있을 때 난 잽싸게 대답했다.

“음~ 선생님의 꿈은 말이야, 기타 리스트야”라고.

“정말 이예요?” 세모났던 그녀의 눈이 다시 아이로 돌아왔다.

"그러면 정말 열심히 연습해야겠네요?!"

아이는 자기도 피아노 연습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며 내 꿈을 응원해 주었다.

약간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반성하게 되었다.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별생각 없이 했던 질문이었는데, 아이들은 많은 고민을 하고 대답했다는 것을.

나름대로 치열하게 무언가 하고 있다는 것을.

나도 고민해야겠다.

난 또 뭐가 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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