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몸무게가 줄었다.
내 인생 최저의 몸무게
몸무게가 줄었다. 살을 뺀 것도 아닌데 일주일새 7kg이 빠졌다.
내 인생 최저의 몸무게...
그토록 원했던 몸무게지만, 나이가 있어서인지 겁이 먼저 났다.
어쩐지 기운이 떨어지고 아침저녁으로 몸이 부었다.
몸에 크고 작은 이상이 생기면 득달같이 암의 증상을 검색 했다. 그러나 늘 마지막에서 검색을 멈췄다. '갑작스런 체중의 감소.' 이번엔 검색하는 것이 두려웠다.
평생을 다이어트와 함께 했다.
몸이 아파 살이 빠진 지인이 있으면 내심 부러웠다.
죽기 직전까지 다이어트하는 할머니가 있다면 나 일 거라 생각했는데.. 살 좀 찐게 뭐라고.
난 큰일이 생기면 말을 참는다.
말이 현실이 되면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서.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 목소리 크고 해맑은 남편.
처음엔 모두 날 불쌍히 여기고 함께 하겠지만
긴 병 끝은 지겨움과 원망 이겠지...
그렇게 혼자 고민하며 무성영화처럼 진지한 하루 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신랑이 거실에서 소리쳤다.
"체중계가 이상해! 10kg이나 적게 나옴!"
혼자 해결 안 될 일에 궁상떨던 난 헛웃음이 났다.
'오히려 쪘다니!' 차고 넘치는 객관적 증거들이 있었는데...
나란 사람, 얼마나 많은 것들을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