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험여행(1):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수
영상시험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통상 짧게는 2주, 길게는 1달 반까지 기다려야 한다. 심지어 결과는 정해진 시간이 아닌 개인마다 발표 일자가 다른 경우도 많다. 해서 수험생에게는 불안하고, 답답한 시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알고 준비한다면, 충분히 그 마음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이번 글에서는 시험여행을 가기 전까지 어떤 것들을 생각하고 준비할 수 있을지 소개하고자 한다.
Kontakt(콘탁), Vorspiel(포어슈필)
독일유학 입시에 빼놓을 수 없는 고민거리이다. Kontakt은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독일대학의 교수님과 메일 등으로 소통하여 Vorspiel이나 레슨을 진행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Vorspiel과 레슨은 차이가 있다.
Vorspiel은 준비한 곡을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피드백을 받는 것을 뜻한다. 쉽게 말해 자신을 소개하는 정도의 자리이다. 반면 레슨은 정기적으로 레슨을 받게 되면서 해당 교수님의 소속이 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레슨을 받는다고 무조건 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음악적인 성장 측면에서 생각하자면 큰 기회가 맞다. 새로운 교수님을 만나 음악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교수님과 잘 맞을 경우 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더욱 원활해질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콘탁을 해서 레슨을 받게 되거나 포어슈필을 하게 되는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레슨을 받게 된다는 것은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다만, 앞선 문단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해서 당연히 입학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다른 학생이 뽑히게 될 수도 있고, 클래스의 TO(빈자리)가 없어 합격점을 받아도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여러 교수님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레슨을 받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학교에 최종입학메일을 받고 행정적으로 입학하기 전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
콘탁과 포어슈일에 대해 또 하나 생각해봐야 할 것은 경제적인 측면이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면 "돈이 많이 든다". 돈을 생각하지 않고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다. 입학을 하지 않은 불투명한 상황에서 독일에서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금액이 필요하다. 그리고 추측컨대 그 돈은 여러분에게서 나오기가 어려운 금액일 것이다.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신중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포어슈필이나 레슨을 위해 독일에 오래 체류하게 된다면, 만나게 될 교수님과 소통을 마치고 어느 정도의 계획을 꼭 구성한 후 출국하기 바란다.
입시를 진행하다 보면 변수가 발생한다. 더욱이 외국 유학 입시인 만큼 특수한 상황이 다양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영상시험 제출을 마치고 시험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아래의 글을 찬찬히 읽어보고 참고하기 바란다.
체류기간(항공권 예매)
시험만을 위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여러분이 지원한 대학의 첫 시험 날짜와 마지막 대학의 시험 날짜가 결정되었을 때 항공권을 예매하도록 하자. 독일에 오래 있으면서 적응하고 싶은 시간을 확보하고 싶은 것이 아닌 이상, 한국에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또한 시차적응도 같이 고려하기 바란다. 첫 시험날짜에 너무 근접하게 출국일정을 잡게 되면 컨디션이 보장되기 어렵다. 나의 경우 시차적응은 3-4일 정도로 잡고 있으며, 해외여행이 처음인 경우에는 조금 더 여유롭게 잡기를 권장한다.
시험 볼 도시에 하루 전에는 도착하기
선택사항이지만, 적극 권장한다. 독일에서 주된 교통수단은 기차인데, 열차가 지연되는 것은 정말 빈번하고 아예 캔슬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시험여행 중 데트몰트에서 시험을 본 후 하노버로 이동을 해야 했던 나는 타려고 했던 모든 열차들이 갑작스럽게 취소가 되었다는 알람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상태로 꼼짝없이 데트몰트 어딘가에서 하루를 보내야 했는데, 정말 다행히도 완행열차를 발견해서 늦게나마 하노버에 무사히 도착했던 적이 있었다. 하마터면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길 뻔했다.
여러분에게도 이와 같은 상황이 언제든지 펼쳐질 수 있다. 때문에 당일에 지역 간 이동하는 기차를 타고 시험장으로 가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보통 시험은 아침에 등록(Anmeldung)을 하게 되며, 약속한 시간이 지나면 등록을 할 수 없다. 기차가 연착, 취소된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시험 전 날에는 해당 지역에 도착해서 시험장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하자.
연습실
독일에 지인이 없다는 것을 가정했을 때, 연습실을 구하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독일 음대에 몰래 들어가 연습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내 성격상 이 방법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또한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관계자에게 적발이 된 경우도 다소 있기 때문에 입시생들에게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으로 강조하고 싶다. 연습실에 관련 경고문이 붙어있는 것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종종 안내데스크에 문의해서 연습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니 연습실을 따로 잡지 못한 경우 문의해 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되겠다. 음대에서 연습하는 방법 이외에도 온라인으로 연습실을 예약해서 이용하거나 오프라인으로 찾아보는 방법도 있다.
나의 경우 만하임과 드레스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연습실을 찾게 되어 편리하게 연습했다. 온라인에서 연습실을 운영하는 웹 페이지를 찾게 되어서 예약 후 이용할 수 있었다. 구글이나 구글맵에서 검색하다 보니 직접 방문하여 문의한 후 사용할 수 있는 연습실도 있었는데, 도시라 할지라도 대여할 수 있는 연습실이 많지 않았다. 따라서 방문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연습실을 미리 찾아놓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연습실을 찾았다면, 그 연습실이 있는 도시를 베이스캠프로 정해서 연습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하자.
오늘은 시험 여행 전까지 생각해 볼 만한 부분들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실기초대장이 도착하기까지 불안하고 답답하겠지만, 집중하고 마음을 쏟은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한다. 다음 글에서는 현지에서 시험여행 중에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Question
1. 꼭 만나보거나 레슨을 받고 싶은 선생님이 있나요?
* 독일에서의 소통은 한국처럼 절대 빠르지 않습니다. 포어슈필이나 레슨을 받기로 결정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소통을 시작해야 합니다.
2. 베이스캠프를 정해 보세요.
* 모든 요소들이 충족되는 장소를 찾기는 어렵겠지만, 우선순위를 기준으로 베이스캠프를 정하면 보다 더 효율적인 여행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