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시험을 보고 난 후 이야기하고 싶은 점들
긴 과정 끝에 유학의 여부가 결정되는 현장시험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시간이다. 나는 여러분의 음악이 심사위원 앞에서 무사히 연주될 수 있도록 직접 치렀던 시험을 바탕으로 도움과 응원이 되고 싶다. 거두절미하고 현장시험에 대해서 풀어나가보겠다.
시험 1~2일 전
해당 기간에는 시험을 보는 도시에서 머무는 것을 권장한다. 시험을 보기 전까지 일어날 수 있는 변수들을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함이다. 또한 근처 지역에 머무르고 있다면, 우선적으로 시험장에 답사를 다녀오자. 정확한 주소와 오고 가는 길을 익히고, 음대의 구조나 연습실 등 나와 관련된 시설들을 인지하고 있으면 실기시험이 원활해진다. 학교에 따라 관계자에게 문의 후 연습실을 이용해 볼 수도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시험 직전일수록 컨디션 조절은 필수이다. 필요에 따라 연습을 진행하되 무리하지 않아야 하고, 저녁에 일찍 하루를 정리하고 잠을 청하도록 하자. 잠에 들기 전에는 챙겨야 할 물품들이나 서류를 다시 한번 정리하는 것도 잊지 말자.
1) 등록 전
보통 시험이 있는 날은 일찍부터 연습실을 개방한다. 그래서 손을 충분히 풀고 싶다면 공지받은 시간보다 빨리 도착하면 높은 확률로 연습실을 사용할 수 있다. 시험장에 일찍 가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40분 ~ 1시간 정도는 일찍 가는 것이 좋다. 등록을 완료한 후에는 응시생이 연습실보다 많기 때문에 연습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2) 등록
실기시험 초대장에 기재되어 있는 시간과 장소에서 등록(Anmeldung)을 하게 된다. 여권과 초대장 등 등록에 필요한 서류를 지참해야 한다. 자신의 이름과 수험번호가 확인되면, 시험에 대한 정보가 있는 종이를 받고 시험시간까지 대기하면 된다. 덧붙여 선착순으로 등록을 진행하기 때문에 일찍 등록했다면 비어있는 연습실이 많이 있어 연습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선착순으로 시험순서가 배정될 수 있으니 이 점도 유의하기 바란다.
시험 순서는 크게 이름(알파벳) 순, 등록순, 희망순으로 진행된다. 데트몰트 음대에서는 알파벳순으로 진행했었는데, 나는 Y로 성이 시작해서 꽤나 늦은 순서로 진행했었다. 하노버 음대에서는 등록순으로 진행했었고, 드레스덴 음대에서는 교수님께서 직접 나와서 먼저 치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물어본 다음 희망순으로 순서를 정했었다.
3) 대기
정해진 실기시험 시간은 대체로 정확하게 지켜진다. 그래서 시험 시작 전 최소 5~10분 전에는 시험장 앞에서 대기하는 것을 권장한다. 시험장 문 앞에는 담당자가 있는데, 없는 경우에는 심사위원이 직접 나와서 호명해서 입실한다.
4) 본시험
시험 시간은 10-15분 사이로 진행되고, 필요에 따라 더 듣기도, 덜 듣기도 한다. 시험 순서가 되면 심사위원 혹은 관계자를 통해 호명받은 후 입실한다. 입실 후에는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프로그램을 제출하면(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시험이 시작된다.
첫 곡은 보통 내가 연주하고 싶은 곡이 된다. 어떤 곡을 먼저 치고 싶은지 물어보시기 때문이다(대부분 독일어로 물어보셨다.). 따라서 사전에 나에게 가장 적합한 첫 곡을 선정해 두는 것이 좋다. 첫 곡 이후에는 심사위원의 요청에 따라 프로그램에 있는 곡들을 연주하게 되는데, 곡의 중간부터 연주를 할 수 있어 이를 염두에 두고 연습하도록 하자. 소나타의 특정 악장만 연주할 수도 있고, 특정 빠르기말부터 연주할 수도 있다. 충분히 연주를 들었다고 생각되는 경우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초견시험을 보게 된다. 입시요강에는 초견시험이나 인터뷰에 대한 공지가 있으나 실제 시험에서는 보지 않게 되는 경우도 있어 시험이 바로 종료될 수 있다.
5) 결과발표
모든 시험이 끝나면 합격자 발표를 하게 된다. 시험장 문 앞이나 로비 게시판에 게시되거나, 최근 내가 응시했던 데트몰트 음대의 경우 시험종료 후 학생들이 있는 자리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그래서 시험 일정에 여유가 있는 경우, 시험 결과를 보고 이동하면 결과를 당일에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원한다면 교수님들에게 자신의 연주에 대해서 피드백을 요청할 수도 있으니 꼭 피드백을 받고 싶은 교수님이 있다면 문을 두드려보기 바란다.
합격자 명단에 들었다면, 이후 발송되는 최종합격 이메일을 꼭 확인하기 바란다. 시험 당일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더라도 2주~2달에 걸쳐 이메일이 발송되므로 참고하여 합격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6) 다음 학기?
시험여행을 하면서 시험을 보다 보면, 다음 학기 시험도 준비해야겠다는 판단이 들 수 있다. 그런데 자칫 그 판단이 늦을 수 있기 때문에, 다음 학기에 대한 전체적인 일정을 대략적으로라도 인지하고 있는 것이 좋다. 접수를 일찍 시작하는 학교들과 성적 공증이 필요한 학교의 경우(UCK, 마인츠 음대가 대표적)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오늘의 글까지 독일음대 입시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살펴보았다. 현장시험은 지금까지 준비했던 것을 보여주는 날이기에, 후회 없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스스로 만들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