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음식 2025

Menu_6 [피날레의 정석]

사라사테 : 카르멘 판타지, 피날레 - 세르게이 크릴로프

by 양현석

오늘의 이야기는 먼저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의 대표적인 오페라 카르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유롭고 매혹적인 집시 여인 ‘카르멘’과 그녀에게 빠진 병사 ‘돈 호세’의 파멸적인 사랑 이야기. 담배공장에서 일하던 카르멘은 싸움 사건으로 체포되지만, 그녀의 유혹에 빠진 돈 호세가 풀어주며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그녀는 곧 투우사 에스카미요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점점 광적으로 변해가는 돈 호세는 집착 끝에 결국 투우 경기장 앞에서 카르멘을 살해하며 비극적인 종지부를 찍는다.


하지만 이 오페라를 자신의 색깔로 편곡한 사라사테의 카르멘 판타지, 그중에서도 피날레는 다른 결말을 낸 느낌이다.


먼저 오늘 소개할 영상의 원곡 버전을 소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Pq9sb93hQnY

Elina Garanča. Les tringles des sistres tintaient (Carmen). YouTube.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2막에 등장한 아리아 "Les tringles des sistres tintaient(시스트럼이 울려 퍼지네)"이다. "시스트럼"은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된 방울 달린 타악기로, 이 장면에서는 신전에서의 춤과 예언의식, 그리고 관능성을 상징한다. 종교적인 요소와 관능적인 춤이라는 모순된 조합과 함께 뒤로 갈수록 점점 더 흥분되고 열정적인 분위기로 고조된다. 사라사테는 이 곡의 뉘앙스를 피날레로 장식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dAJsnYjlAI

Sergej Krylov & Bruno Canino. Sarasate – Carmen Fantasy (Finale). YouTube.

작곡

파블로 데 사라사테(Pablo de Sarasate, 1844–1908)


스페인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로, 19세기 후반 유럽 음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가이다. 프랑코-벨기에 악파의 영향을 받은 세련된 음색과 정교한 테크닉으로 사랑받았다. 사라사테는 자신의 연주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많은 곡을 직접 작곡하거나 편곡했으며, 특히 오늘 소개하는 카르멘 판타지처럼 스페인 민속 선율을 접목한 작품들이 유명하다.


연주

세르게이 크릴로프(Sergej Krylov, 1970~)


러시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놀라운 기교와 깊은 음악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연주자이다. 오늘은 그에 대해 킥을 이야기할 예정이므로 바로 킥으로 넘어가 보겠다.


Kick. 1 무서운 연주력

대가의 연주를 볼 때면, 무서울 때가 있다. 바로 이 연주가 그렇다. 이 영상을 처음 들었을 때 도입부에 꾸밈음을 할 때부터 이미 게임은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4분 30초가량의 짧은 피날레이지만, 바이올린에 있는 테크닉은 전부 집어넣은 듯한 곡을 거침없이 풀어내는 크릴로프에게 무서움까지 느껴졌다. 음정이 정해져 있지 않은 악기에서 음정을 잡으면서 기교와 음색, 음악을 다 잡는 연주는 대가의 연주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Kick. 2 피아니스트

이 연주에서 Bruno Canino와의 호흡이 돋보였다. 약속된 음악이겠지만 그 시간예술이 발생되는 순간, 서로가 서로의 소리를 듣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라사테가 원했던 카르멘 판타지는 이런 연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단락이 넘어갈 때, 특정한 부분에서 바이올리니스트의 호흡이 필요할 때, 끝 부분에서 몰아칠 때 같이 숨 쉬는 듯한 피아니스트의 반주는 정말 인상적이다.




이런 연주를 또다시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Bon Appétit!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