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음식 2025

Menu_17 [ 시간이 지나도 ]

Mozart Piano Concerto No. 23, II Andante

by 양현석

* 주의 : 오늘 글은 영화 [어쩔 수가 없다]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의 바랍니다.





클래식 음악이 대단하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긴 시간이 흘러 현대까지 왔음에도, 악보와 음악은 살아있다고 느낄 때 클래식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살아있는 음악은 현대에 우리에게 전달되고, 사람들은 각자의 색깔로 생각하고, 감상한다. 시간을 초월해 느낄 수 있는 시간예술의 깊음과 감동은 클래식에서 더 짙어지는 것 같다.




Menu_17

[ W. A. Mozart - Piano Concerto No. 23 in A Major, K. 488 II. Andante ]

https://www.youtube.com/watch?v=FK-7yf3U3-w&list=RDFK-7yf3U3-w&start_radio=1

Provided to YouTube by Universal Music Group


작곡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A. Mozart, 1756-1791) , 1786년 봄에 작곡


연주

알프레드 브렌델 (Alfred Brendel, 1931-2025)



Kick. 1 상상

f# minor는 조성의 한 종류로, 스케일(도레미파솔라시도)의 여러 갈래 중에 파#으로 시작하는 슬픈 스케일 버전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모차르트는 바로 이 곡에서 f# minor 조성을 사용했는데, 그의 선택은 이곡을 더욱 특별하게 했다.


f# minor는 클래식 작품을 통틀어서 자주 사용되는 조성이 아니다. 그만큼 작곡가에게는 멀고도, 색채감이 짙은 조성이다. 또 곡의 전개를 보면, 긴장을 주는 화성이 많다. 과감하게 표현하자면 슬픔을 표현하는 고통으로 보이기도 한다. f# minor은 밝은 화음이 아닌데도, 다른 화음(diminish)으로 조였다가 다시 f# minor로 돌아올 때 오히려 안도가 된다. 그리고 곡의 중반부에 잠깐 볕이 들어오는 듯 전환되는 A장조는 나에게는 '쓴웃음'으로 들렸다. 다시 구름 속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것을 아는 것처럼 말이다.


모차르트는 어떤 슬픔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그리고 열린 결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처럼, 사람마다 이 음악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장면은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한다.



Kick. 2 작품의 의도를 극대화하는 음악

이 곡은 영화 [어쩔 수 없다]에 등장한 대표곡이다. 클래식이 주는 미묘한 감정, 가사 없이 악기와 멜로디로 표현하는 음악이 영화를 더 강하고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게 한다.


모차르트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알 수는 없지만, 영화에서 각 등장인물의 개인적인 감정을 모두 엮을 수 있는 음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생존을 해야만 하는 현실, 도덕과 본능 사이에 끝없는 고뇌, 모든 것이 잘 풀린 것 같지만, 사실은 더 큰 구름 속에 가려진 것만 같은 현재. 모차르트의 음악이 이를 대변하드는 듯, 영화가 모차르트의 음악을 대변하는 듯 두 예술의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인생을 생각하게 하는 음악.


Bon Appé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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