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음식 2025

Menu_16 [ 베이스의 음악 ]

Victor Wooten - Isn't She Lovely

by 양현석

클래식은 정해진 악보가 있기 때문에 항상 그에 맞게 연주하는 것이 절대적인 원칙이다. 이 때문인지 나는 의도치 않게 악보와 다른 음을 누르는 '틀림'에 항상 예민하게 반응했다. 하나를 틀리면 세상이 무너지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조금 더 들어가 보면, 더 중요한 건 음악이었지만 틀렸을 때의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점수와 평가가 깎이는 소리가 나에게 다가오는 듯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모든 부담과 압박을 연습으로 승화시키는 것도 연주자의 몫이다.


그런 나의 음악세계에서 다행히도 그런 압박을 다독여준 음악가가 있었다. 바로 빅터 우튼(Victor Wooten), 전설적인 미국의 베이시스트이다. 그가 한 말 중에 기억에 남는 두 이야기를 소개한다.



"You are never more than a half-step away from a right note."

항상 ‘옳은 음’에 아주 가까이 있다는 믿음. 조금만 방향을 바꾸면 원하는 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


“Mistakes, '' he told me, ''are just things we didn't mean to play. It doesn't mean they are 'wrong.' Some of the best Music I've ever played started out as a mistake. Mistakes usually throw us off because the note comes out before we think about it. We can't avoid making mistakes, but we can get comfortable with them, especially if we practice making them.”

"실수는 우리가 연주할 의도가 없었던 것일 뿐이야. 그렇다고 '틀렸다'는 뜻은 아니야. 내가 연주해 본 최고의 음악 중 일부는 실수에서 시작됐어. 실수는 보통 우리를 당황하게 해. 생각하기도 전에 음이 튀어나오기 때문이지. 실수를 피할 수는 없지만, 특히 실수를 연습한다면 실수에 익숙해질 수 있어."


Victor Wooten(1964~)



클래식 연주의 본질적인 의미와는 조금 다른 맥락의 이야기지만, 나는 그가 생각하는 '틀림'이 좋았다. 장르를 넘어서 실수나 틀림에 대한 태도에 따라 음악을 더 자유롭고, 음악답게 펼칠 수 있음을 그의 말과 연주를 통해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로 오늘 영상의 빅터처럼 말이다.




Menu_16 [ Victor Wooten - Isn't She Lovely ]

https://www.youtube.com/watch?v=D0Kw7C6LtoY&list=RDD0Kw7C6LtoY&start_radio=1

Victor Wooten - Isn't She Lovely, YouTube (Músicas)


Kick. 1 북 치고 장구치고

이 영상에서 빅터는 혼자만 나온다. 하지만 자신이 솔로를 시작하기까지 모든 배경음악을 즉석에서 만들면서 빌드업을 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빅터가 참 천재적이라고 생각한다.


'루프스테이션'은 내가 연주한 것을 똑같이 반복해 주는 장치이다. 들어보면 쉬워 보이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내가 연주한 것을 '똑같이' 반복해 준다. 그러면, 연주한 그대로 복사가 되기 때문에 짜임새 있게, 의도대로 한 번에 연주해야 한다. (물론 다시 입력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또 연주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이스로 세련되고 매력 있는 빌드업을 만들어냈다. 빅터의 솔로도 예술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솔로까지의 음악의 쌓여가는 느낌이 좋다.


Kick. 2 자유로움

빅터의 솔로를 보면,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어떤 음을 연주하더라도 그에게는 맞는 음이고, 나에게도 맞는 음으로 들린다. 그가 전혀 어색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재즈 화성을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어떤 음으로도 방향이 있다면 맞는 음이 된다.


더 재밌는 건 솔로의 범주 안에서 자신이 어떤 멜로디와 리듬, 텍스쳐로 연주할지 실시간으로 느끼면서 음악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극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장르가 바로 재즈, 그리고 빅터는 이를 잘 이용하고 있다.


솔로는 같은 연주자라도 항상 바뀐다. 그래서 빅터가 연주한 Isn't She Lovely는 여러 버전이 있는데, 오래되었지만 난 이 영상의 연주를 가장 좋아한다. 디지털 풍화가 일어날 정도인데도 최근 이런 베이스 연주를 찾아보기 정말 어려울 정도로 명연주이다. 우리가 아는 그 노래 속에서 빅터가 어떻게 자유롭게 표현하는지 꼭 느껴보기 바란다.




자유로운 주말이 되길 소망하며,


Bon Appé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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