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서 글쓰기와 독서

by Cognitio

요즘 누구나 그렇듯 나도 AI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AI를 활용해서 "어떻게" 하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지 고민한다. 그리고 업무 외에 개인적인 부분에도 AI활용을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AI와 관련된 세미나나 강연이 있다면 일정이 되는 한 최대한 참석하려고 한다. 최근에 다녀온 세미나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AI 활용의 급격한 증가 추세다. AI활용도를 알 수 있는 데이터 중 하나는 '프롬프트' 개수다. 2024년 말까지는 생성형 AI에게 제공한 프롬프트의 개수는 총 2억 개에 달했다고 한다. 그리고 2025년 6월, 그 개수는 7억 개라고 한다. AI는 스마트폰의 확산 보다도 더 일상 속으로 빠르게 침투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비율이 70%가 넘었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AI를 활용하지 않아서는 안 될 정도에 도달한 거 같다. 이러한 변화는 '일하는 방식'도 바꿔놓았다.


실제로 요즘 채용시장에서는 'AI활용 역량'이 핫 키워드다. AI를 활용해서 '어디까지' 해보았는지 묻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업무를 보조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묻는 게 아니다. AI를 활용해서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는 건 이제 기본인 시대다. 즉 AI활용 역량은 업무효율성을 얼마나, 어떻게 개선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더 나아가 업무 효율성 개선뿐만 아니라 AI로 실제적인 가치까지 창출해 보았는지 묻는 경우도 있다. 이제 더 이상 개발자가 아니라고 해서 개발을 하지 못하는 시대가 아니다. 개발이 개발자들의 고유의 업무가 아니다. HR담당자가 AI를 사용해 챗봇이나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이러한 기회의 이면에는 분명한 위협도 존재한다. AI의 발전은 우리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아마존에서는 2033년까지 인사총무 담당자를 제외하고 모든 직원을 AI와 로봇으로 대체하는 60만 명 규모의 해고계획을 내놓았다고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위협에 대비해 AI에 적대감을 가지기보다 본연의 직무에 한정하지 않고 AI를 활용 역량을 키울 것을 권고한다. 나 역시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그래서 나는 AI 활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독서와 글쓰기'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Input의 질이 중요하다. AI에게 어떻게 요청하는지에 따라 AI의 Output은 달라진다. 나는 Input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호기심과 관찰력, 그리고 사소한 맥락적 요소까지 반영해 AI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역량을 효과적으로 기를 수 있는 방법이 독서와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다이어트'로 쉽게 설명하자면, Chat GPT를 활용해 다이어트에 관한 코칭이나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단순히 "나는 지금부터 다이어트를 할 거야. 나에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조언해 줘."라고 명령했다고 하자. GPT는 그 요청에 대해 성심성의껏 그리고 아주 자세히 코칭을 해줄 것이다. 하지만 이내 곧 무언가 핵심이 빠져있는 조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나'의 개인적 요소와 다이어트 실천을 위한 맥락적 조건까지 반영해 세부적으로 요청한다면 Output은 아까와 달라진다.


"나는 지금부터 다이어트를 할 거야. 나는 77kg고, 키는 180cm야. 근육량은 37kg고 현재 체지방률은 15%야. 내 목표는 앞으로 3개월 동안 근육량은 유지하면서 체지방률을 12%로 낮추는 거야. 나는 현재 루틴이 평일에는 9 to 6을 하고 있고, 주말에는 고정된 일정은 없어. 평일에 회사에 도시락을 싸갈 시간은 없고, 바깥에서 사 먹어야 해. 그리고 운동은 주 5회 정도하고 있고 주로 헬스를 해. 나는 식단과 운동을 통해 지속성 있는 다이어트를 하고 싶지만, 이번 3개월 동안에는 반드시 목표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목표를 빠르게 달성할 수 있는(다소 극단적이어도 좋아) 식단과 운동 루틴을 짜줘. 목표 달성 이후에는 몸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성 있는 식단과 루틴을 짜줘. 식단과 루틴을 짤 때는 내가 말한 여러 맥락적 요소들을 고려해 줘."


그리고, 더 효과적인 Output을 위해서는 요청을 세분화해야 한다. 앞선 프롬프트에서는 크게 3가지 맥락이 담겨 있다. (1) '나'의 맥락적 요소 설명, (2) 식단과 운동 루틴 플랜 요청 (3) (2) 이후의 지속성을 위한 식단, 루틴 플랜 요청. 즉 이 3가지 요소를 분리해서 GPT에게 요청하면 더 효과적인 Output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다른 핵심은 효과적인 Output을 위해서 GPT에게 어떤 걸 제공해야 할지, 그리고 구체적인 요청을 어떻게 할지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즉, 내가 '다이어트'에 관한 이해도가 높은 상태였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해 어떤 것들이 고려되어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는 GPT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내가 먼저' 제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나는 '그림'에 관해서 관심도 전혀 없고, 흥미도 못 느낀다. 그런데 내가 개인 사업을 위해 브랜드 로고를 만들어야 한다면, GPT에게 어떻게 요청할 수 있을까? 방법은 간단하다. 그 맥락을 GPT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나는 그림에 대해서 아무런 지식이 없어. 초등학생 수준도 안 되는 거 같아. 관심도, 흥미도 전혀 없어. 그런데 브랜드 로고를 만들어야 해. 브랜드 이름은 OO이야. 브랜드 로고를 만들기 위해서 어떤 게 고려되어야 하는지도 몰라. 네가 15년 이상의 브랜드 로고 디자이너고, 나는 브랜드 기획 담당자일 때, 로고를 만들기 위한 첫 미팅 자리라고 가정하자. 네가 브랜드 로고 디자이너로서, 나에게 요청할 정보들을 알려줘."


이렇게 하면 내가 모르는 분야에서도 AI와 함께 실제 전문가와 협업하는 것처럼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AI는 분야마다 특화된 AI가 존재한다. 하나의 AI와 협업하는 것이 아닌 특성에 맞춘 AI를 선택해 활용한다면 더 높은 수준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브랜드 로고 제작에서 GPT와 브랜드 로고 제작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실제 로고를 만들기 위한 작업에서는 '그림 제작'의 대표적인 AI Tool인 Midjourney를 활용할 수 있다.


결국 AI를 잘 활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술이나 도구를 다루는 능력이 아니라,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그 문제를 설명할 수 있는 사고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사고력은 결국 '언어'로 표현되는 능력에 달려있다.


글쓰기는 생각을 구조화하고 논리를 다듬으며 내가 놓치고 있는 전제를 발견하게 해 준다. 그리고 독서는 사고력을 향상해 주는 동시에 사고의 폭을 넓혀준다. 또한, 내가 경험하지 못한 관점과 표현을 습득하면서 내 관점의 한계를 확장시켜 준다.


AI는 결국 내가 던지는 문장의 수준만큼만 반응한다. 그래서 AI시대에 글쓰기와 독서는 단순히 사고력을 확장시키는 것이 아닌 AI를 통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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