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이야기 - 고민, 그리고 행동

HR의 본질, 경영진 설득, 행동

by Cogn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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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 본질적 목적은 이윤 추구다. 기업을 하나의 생명이라고 생각할 때, 생존을 위해 이윤추구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HR은 기업이 효율적으로 이윤을 추구할 수 있게 하는 부차적 수단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 단위가 아닌 더 넓은 단위로 확장하면 기업은 인류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수단이다. 조직의 존속이 곧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으니, 각 기업의 생존 역시 인류 생존을 위한 부차적 수단이 된다. 여기서 인류라고 표현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실에서는 조직의 생존과 객채의 생존이 대립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 대개 조직의 생존이 우선시된다. 그게 강제된 희생이든 자발적이든 간에 다수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선택을 한다.

(이것이 정의로운가 하는 문제는 별도로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여기서는 그저 현상을 표현할 뿐이다.)


다시 돌아와서, 인간 본질을 다루는 HR이 아직도 기업에서 이윤추구를 위한 부차적 수단이라고 볼 수 있을까? 역시 쉽게 답을 내리긴 어렵다. 나는 단기적, 장기적 관점 둘로 나누어 정리했다. 단기적으로는 부차적 수단에 가깝고, 장기적으로는 본질적 수단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의 HR담당자로서의 고민이 시작된다. HR 관련 기획의 성과는 대체로 장기적으로 나타난난다.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비용으로만 보일 때가 많다. 또한 HR 성과는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 임직원 대상 역량강화 교육을 한다고 해서, 복지제도를 개선해 구성원의 만족도를 높인다고 해서 당장 매출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HR담당자로서 업무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는 '경영진 설득'이다. 경영학 이론 중 조직이론에서는 조직의 목표달성과 구성원들의 동기부여 등 기업 경영에 있어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한 요소로 고려된다. 쉽게 말해, 기업에 어떤 정책이나 제도를 도입할 때 경영진의 의지로 시작된 정책과 그렇지 않은 정책의 도입은 소위 치트키를 썼느냐 안 썼느냐의 차이 만큼 난이도가 다르다.


최근 화두인 AI활용을 예로 들어보자. A기업에서는 오너가 직접 "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전사적으로 AI활용을 지원하는 방안 혹은 AI를 활용을 통한 생산성 향상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반면, B기업에서는 HR담당자가 임직원의 AI활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스스로 기획안을 만든다.


A의 담당자와 B의 담당자가 겪는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A는 경영진 설득 단계가 생략된다. 경영진이 이미 필요성을 인식했고, 방안만 구체화하면 된다. 하지만 B는 경영직에게 "왜 이걸 해야 하는가"부터 설득해야 한다.


현실적인 기획 단계를 나누어 보면 이렇다.

(1) 필요성 공감

(2) 경영진 설득

(3) 승인 후 추진

(4) 운영하며 개선

(5) 성과 측정

(6) 평가 후 개선 또는 폐기


A는 3번부터 추진 방안을 마련해 시작하면 된다. B는 2번부터 시작이다. 이 둘의 차이는 상당하다. 구체적으로 상상해보자. B는 여러 세미나 참석, 트렌드 분석을 통해 진심으로 AI 활용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이때 B는 개인적인 욕심보다 진심으로 기업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기업을 위해 AI를 활용해야 하는 이유를 정리해 경영진에게 설득을 하려고 한다. 기획안 구성은 다음과 같다.

- AI 트렌드 분석

- AI 종류와 AI 활용을 지원하는 기업 사례

- 생산성이 향상된 사례

- 예상 비용과 성과


해당 구성은 경영진 설득을 위한 자료로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거 같다.


과연 경영진도 B와 같이 생각해서 "그래 도입하자"고 결정해줄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거 같다.


내가 경영진이라면 이렇게 생각할 거 같다.

AI 활용 성과는 단기적으로 안 나올 것 같다.

임직원 교육이라는 추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거 같다.

어떤 AI를 지원할 것인지, GPT를 지원한다고 했는데 Claude, Perplexity 등 다른 AI의 지원도 요구한다면?

대외비 유출 등 보안리스크는 어떻게 헷징할지?

현재 현금흐름으로 AI활용을 지원할 수 있는지?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가 하나 더 있다. 경영진은 정말 바쁘다. 대부분의 경영진들은 사업 확장과 투자자 확보, 영업, 네트워킹 등으로 외부 일정이 가득하다. 사무실에 있는 시간보다 외부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서 결재나 보고도 지연되기 일쑤다. 따라서 이런 단기적 효과가 불명확하고, 리스크가 보이는 제안을 쉽게 수용하기란 어렵다.


이런 현실을 너무 잘 알기에 나는 HR담당자로서 고민이 깊어진다. 너무 많은 변수를 고려하다 보면 오히려 간단한 아이디어조차 제한하기 어려워지고, 행동은 소극적이게 된다.

"이것도 문제 될 거야. 저것도 분명 반대할 거야."


그렇다고 완벽한 계획은 없지 않은가. 모든 기획에는 빈틈이 있기 마련이다. 전략이란 건 애초에 수립하고, 부딪히고, 고치면서 완성되는 거다.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경영진을 설득할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정말 기업에 도움될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이야말로 HR의 본질적인 일이 아닐까 싶다. 조직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본질적 고민과 실행을 통해 기업이 당면한 상황과 장기적 관점의 괴리를 좁히는 것 말이다.


결국 나한테 중요한 기준은 '행동하였는가?'다. 아무리 많은 고민을 했더라도, 결국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해보지 않고 포기했는지, 부딪히고 나서 다른 방법을 찾았는지.


모든 답은 결국 행동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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